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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국립경기장 = 이데일리 SPN 송지훈기자] 포항스틸러스(감독 세르지오파리아스)가 사우디아라비아의 강호 알 이티하드(감독 가브리엘 칼데론)를 꺾고 아시아 클럽대항전 정상에 올랐다.
포항은 7일 오후7시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열린 AFC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경기서 후반11분 터진 노병준의 결승골과 후반20분 나온 김형일의 추가골을 묶어 모하메드 누르가 한 골을 만회한 알 이티하드에 2-1로 승리하며 고대하던 우승컵의 주인이 됐다.
이로써 포항은 AFC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사상 처음으로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고, 150만달러의 우승상금까지 거머쥐며 부와 영예를 한꺼번에 차지하는 기쁨을 누렸다. 참고로 AFC챔스의 전신인 아시아클럽챔피언십 기록까지 포함할 경우 포항의 우승은 1997년과 1998년에 이어 3번째다.
'강철군단' 포항은 결승전 선제골의 주인공 노병준이 대회 MVP로 선정된 데다 페어플레이 어워드마저 석권하며 단체상과 개인상을 모두 휩쓸어 우승의 기쁨을 한층 배가시켰다.
한편 알 이티하드는 준수한 체격조건과 한 수 위 스피드를 앞세워 2005년 이후 4년 만에 AFC챔스 왕좌 탈환을 노렸지만, 포항 특유의 신바람 축구에 가로막혀 좌절을 맛봤다.
추가골 또한 상승세를 탄 포항의 몫이었다. 후반20분 상대 위험지역 오른쪽 모서리 외곽에서 얻어낸 프리킥 찬스서 김재성이 띄워준 볼을 공격에 가담한 중앙수비수 김형일이 위력적인 헤딩슈팅으로 연결해 재차 골망을 흔들었다.
포항의 우세승으로 끝나는가 싶던 경기의 흐름은, 그러나 후반28분 알 이티하드가 만회골을 터뜨리면서 재차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포항 골라인 내 왼쪽 지역에서 시도한 아민 체르미티의 헤딩슈팅을 신화용 골키퍼가 쳐내자 이를 정면에 있던 모하메드 누르가 재차 왼발 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추격의 불씨를 되살렸다.
이후 경기는 한 치 앞을 가늠키 힘든 접전으로 펼쳐졌다. 포항과 알 이티하드는 각각 '수성'과 '반전'을 위해 파상 공세를 지속하며 밀고 밀리는 공방전을 지속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골 찬스가 오고가는 가운데서도 추가골은 나오지 않았고, 심판의 종료 휘슬과 함께 포항의 승리가 확정됐다.
파리아스 감독은 2-0으로 앞선 후반25분 스테보를 대신해 미드필더 송창호를 투입하며 허리라인을 보강했고, 후반30분에는 부상으로 아웃된 우측면 수비수 김정겸 대신 박희철을 기용해 수비진의 안정을 꾀했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상대의 슈팅에 맞아 부상을 당한 공격수 데닐손 대신 남궁도를 투입했다.
알 이티하드는 키 플레이어 모하메드 누르를 중앙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용하는 4-2-3-1 전형으로 맞섰다. 아민 체르미티를 최전방 원톱으로 활용하며 아보슈가이르 마나프-누르-히캄 아부체루안 등 세 명의 미드필더를 한 발 아래에 배치해 공격루트 개척 임무를 맡겼다. 카리르 사우드와 하디드 아메드를 중원에 나란히 포진시켜 경기의 흐름을 조율토록 하는 한편, 사크리 살레-하마드 알 몬타샤리-타카르 레다-오바이드 알 샴라니 등 수비수 네 명을 최후방 저지선으로 활용했다. 수문장 역할은 자이드 마브룩의 몫이었다.
칼데론 알 이티하드 감독은 선제골을 허용한 직후 우측면 수비수 오바이드 알 샴라니 대신 공격가담 능력이 뛰어난 미드필더 펠릭스 루시아노를 투입하며 흐름의 반전을 꾀했지만, 경기 결과까지 뒤집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