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인지 더 월드③]'입양' 통해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 등록 2008-03-06 오후 1:29:47

    수정 2008-03-06 오후 1:32:56

▲ '가슴으로 낳은' 딸 예은이를 안고 행복해하고 있는 차인표-신애라 부부(사진출처=차인표 미니홈피)

[이데일리 SPN 양승준기자] '고아수출국 대한민국' 
 
미 국무부가 지난 2006년 해외입양에 발급한 비자 통계에 따르면 한국 입양아 규모는 중국, 과테말라, 러시아에 이어 4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한 해 동안 한국에서 미국에 보낸 아이의 수는 1376명으로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732명), 라이베리아(355명)보다 훨씬 많았다. 혈연중심의 사회에서 입양을 꺼리는 사회적 편견 때문에 세계 12위권의 경제대국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고아수출국’이라는 오명을 써왔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직접 입양을 실천함으로 입양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사회적 편견을 깨고 있는 연예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연예인들의 입양을 통한 신 가족 문화 선도는 혈통을 중요시하는 의식이 뿌리깊게 박힌 한국의 실정에서 한 발 먼저 입양을 실천해 일반인들의 역할 모델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

배 아파 낳은 것이 아닌 가슴 아파 낳은 자식을 키우는 스타로는 가정 먼저 차인표-신애라 부부를 꼽을 수 있다. 이들 부부는 지난 2005년 생후 1개월된 예은이를 입양한 뒤 올 1월 예진이를 또다시 입양해 화제를 모았다.

‘낳은 아들’ 정민이까지 3남매 뒤치다꺼리로도 바쁘지만, 차인표-신애라 부부는 입양 위탁보호시설인 '대한사회복지회'에서 5년 째 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며 국제 어린이 구호단체인 '컴패션'의 홍보대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2번째 입양을 실천한 신애라는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좋은 피, 좋은 집안, 좋은 조건의 기준은 무엇인가”라고 입양에 대한 고정관념을 꼬집으며 “내가 낳은 자식도 잘못 키우면 말 안 듣고 말썽 피운다. 입양한 아이라 문제가 되겠다는 생각이 우리 입양문화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고 입양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힌 바 있다. 
 
연극인 윤석화도 입양으로 신 가족 문화를 창출하며 입양에 대한 고정관념과 맞서고 있는 스타 중 하나다.

지난 2003년 SBS ‘스타 도네이션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윤석화는 위탁모 체험을 한 뒤 생후 2개월 된 사내 아이를 수민이라 이름짓고 입양했다. 윤석화는 지난 2007년 양녀까지 입양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기도 했다.

윤석화는 국내 입양 기금 마련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쳐 2005년 입양 활성화에 공로한 기여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개그맨 엄용수도 입양을 통해 소리없이 신 가족 문화를 창출하고 있는 연예인.

엄용수는 시골에 계신 어머니의 부탁으로 20여년 전 부모 잃은 아이 둘을 양자, 양녀로 입양해 남몰래 친자식처럼 돌봐왔다. 그렇다고 엄용수에게 친자식이 없는 것도 아니다.

엄용수는 지난 해 6월 입양한 딸을 시집 보내며 갖은 이데일리 SPN과의 인터뷰를 통해 "입양이라는 단어도 가급적 안썼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조심스레 말문을 연 뒤 “피 한 방울 섞이고, 안섞이는 게 가족이 되는 데 뭐 그리 중요하냐. 부부도 처음에는 다 '우연'으로 시작되는 거 아닌가?”라고 입양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엄용수는 입양에 대한 인식이 과거보다는 나아졌지만 그래도 좀 더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 가정에서 한 명씩만 맡아줘도 이 세상에 부모 없이 고생하는 아이는 없어지지 않겠느냐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가슴으로 아이를 낳고 사랑으로 세상을 품은 스타들은 이들 뿐이 아니다.

가수 조영남은 1990년대 아이를 입양해 올해로 20살이 되는 딸이 있으며, 개그우먼 이옥주도 지난 2007년 아들을 입양해 키우고 있다.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김은 결혼을 안 해 사회복지 단체의 입양 자격이 안됐지만 민법을 통해 친부모의 허락으로 합의를 거쳐 아들을 입양한 바 있다.

아직 결혼하지 않은 가수 바다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윤석화가 아들 수민과 딸을 입양해 키우는 모습을 지켜보고는 입양을 통해 느끼는 기쁨과 사랑이 얼마나 크고 뛰어난지 느낄 수 있었다며 결혼 해서 두 명의 아이를 꼭 입양하겠다고 말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 입양으로 사랑을 실천하며 신 가족문화 창출에 앞장선 연극인 윤석화(사진 왼쪽)와 개그맨 엄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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