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김대주 작가 “차승원은 가정식, 에릭은 외식”(인터뷰②)

  • 등록 2017-08-28 오전 9:30:00

    수정 2017-08-28 오전 9:30:00

차승원, 에릭(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방송가엔 ‘나영석 사단’이란 말이 있다. 나영석 CJ E&M PD와 오랜 기간에 걸쳐 호흡을 맞추는 PD·작가·출연자를 뜻하는 말이다. 김대주 작가도 그 중 한 명이다.

김 작가는 KBS2 ‘1박2일’의 오랜 팬들에겐 ‘막내 작가’로 기억에 남아있다. 10년이 지난 지금 그는 ‘꽃보다 청춘’, ‘삼시세끼’, ‘신혼일기’, ‘윤식당’ 등을 이끄는 메인 작가다. 방영 중인 ‘삼시세끼 어촌편-바다목장 편’(이하 ‘삼시세끼’)도 마찬가지다. 1회에선 산양 잭슨을 이서진에게 소개하는 모습으로 화면에 직접 등장했다.

인터뷰를 위해 카페에서 만난 김대주 작가는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와 함께 프로그램과 이를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그는 ‘심심한 재미’를 ‘삼시세끼’의 매력으로 꼽으며 게스트 한지민에 대해 “단언컨대 한지민을 대체할 수 있는 게스트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①에서 이어)

―목축업도 흥미롭다. 섬에 산양의 주거지를 만들었다. 어려움은 없었나.

△경기도에 산양을 키우는 목장이 있다. 잭슨도 그곳 출신이다. 연락을 드리니 잭슨과 아이들이 잘 있다고 하더라. 감사하게도 목장 주인 분이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셨다. 관리법이나 주의사항도 친절히 알려주셨다. 득량도는 만재도처럼 배로 이동하는 시간이 그렇게 길지 않다. 큰 배도 다니기 때문에 이동이 가능했다. 목장 주인 분과 미술팀 상의 끝에 목장이 완성됐다. 잭슨도 출연료가 있다. (웃음)

―산양유 덕분에 지난 시즌과 달리 지역민과 교류가 활발해졌다.

△의도한 것은 아니다. 산양유가 생각보다 많이 나온다. 한 번에 3~4L가 나온다. 지난 시즌 배추 농사를 했는데, 나중에 주민 분들께 김장용 배추로 나눠드렸다. 이번에는 우유를 드려보자고 했다. 그러다 보니 냉장고가 생겼다. 그랬더니 고추나 김치 호박 같은 것들을 담아 주셨다. 그렇게 식탁이 풍성해졌다. 감사하다.

김대주 작가(사진=tvN)
―서지니호, 에리카, 아궁이 등이 지난 시즌보다 업그레이드됐다.

△모든 프로그램이 그렇지만, 새로운 장면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있다. 지난 시즌에 너무 많은 걸 해 새롭게 할 게 없더라. 출연자들이 좀 더 역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아이템을 업그레이드 한 이유도 그렇다. 서지니호에 파라솔이나 소파, 이동식 계단 등을 설치해서 물놀이나 낚시를 좀 더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업그레이드된 에리카 덕분에 옆 동네도 구경을 갔다. 바다목장도 그런 맥락이다. 거기서 이야깃거리가 나온다. 그리고 선물을 주면 출연자들이 참 좋아한다. 리얼 버라이어티를 계속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이런 아이템을 주면 이렇게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그대로 흘러가면 거기서 희열이 있다.

―업그레이드 중 에어컨은 없었나. 화면에서 출연자들이 더위와 사투를 벌인다.

△제작진이 사전답사를 갔다가 그 집에서 잤다. 밤에는 시원하더라. 에어컨 대신 방충망을 업그레이드했다. 그건 꼭 필요했다. 물론 낮에는 상당히 덥다. 아궁이를 사용하면 불 냄새가 남을 정도다. 한번은 연기 때문에 카메라 감독님이 소품으로 가져간 스노클링 마스크를 착용하고 촬영했다. 시즌1인 정선 편과 비교하면 4성급 호텔이다. 그땐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삼시세끼’ 출연자 중 음식 솜씨가 가장 탁월한 사람은 누구인가.

△차승원과 에릭. 둘 다 맛있는데 스타일이 다르다. 에릭 요리는 진짜 오래 걸린다. 한창 배고플 때 음식이 완성된다. 그렇지만 정말 맛있다. 특히 국물을 내는 요리는 탁월하다. 깊은 맛이 있다. 스태프들은 밥차가 따로 있는데, 한번은 에릭이 만든 음식을 먹느라 못 먹었다. 차승원은 가정식에 가깝다. 친근하면서도 맛있다. 차승원이 가정식이라면 에릭은 외식 같은 느낌이다. 둘 다 맛에 있어 실망시킨 적이 없다.

―2회에 등장한 한지민의 해신탕, 예고된 이서진의 제빵 등도 인상적이다.

△해신탕도 훌륭했다. 스태프들도 다 맛봤다. 맛있는 음식은 이서진이 꼭 스태프들에게도 먹인다. 이서진의 맛 감별 특징이 있다. 1차는 이서진의 보조개다. 2차는 우리를 먹이는 것이다. 그러면서 굉장히 뿌듯해 한다. 해신탕도 그랬다. 이서진이 생각보다 베이커리를 잘한다. 전자식 화덕이 아니라 온도 맞추기 어려울텐데 잘 해냈다. 부담을 느꼈는지 굽는 내내 표정이 어두웠다. 만드는 법을 꼼꼼히 적어왔더라. 대본 공부하듯 열심히 봤다. 그렇지 않을 것 같지만 부담감에 전날 악몽도 꾼다고 한다.

―‘삼시세끼’ 속 메뉴 선정은 어떻게 이뤄지나.

△출연자와 사전에 아이디어를 공유한다. 에릭이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준다. 실제 준비도 많이 한다. 이서진은 에릭에게 자신이 먹고 싶은 것을 이야기한다. 제작진은 촬영 시기에 어떤 생선이 주로 잡히는지, 텃밭에는 무엇이 있는지 그런 정보를 제공한다. 이번엔 한지민이 놓고 간 반찬이 큰 역할을 했다. 한지민은 떠났지만 그 뒤에도 반찬은 남아 있었다. 한지민 어머님과 한지민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인터뷰③으로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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