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가장 힘든 경기"...조코비치, 3시간 49분 혈전 끝에 알카라스 꺾고 우승

  • 등록 2023-08-21 오후 1:20:01

    수정 2023-08-21 오후 1:24:43

신시내티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노바크 조코비치(오른쪽)가 준우승을 차지한 카를로스 알카라스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노바크 조코비치(2위·세르비아)가 카를로스 알카라스(1위·스페인)와 올해 세 번째 맞대결에서 이기고 윔블던 단식 결승전 패배를 설욕했다.

조코비치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신시내티오픈(총상금 660만달러)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알카라스와 3시간 49분 혈투 끝에 세트스코어 2-1(5-7 7-6<9-7> 7-6<7-4>)로 이겼다.

조코비치에게는 여러가지로 의미가 큰 승리이자 우승이었다. 가장 큰 의미는 지난달 윔블던 단식 결승에서 패해 우승을 내줬던 알카라스에게 한 달여 만에 설욕했다는 점이다.

조코비치는 이날 승리로 알카라스와 상대 전적에서 2승 2패로 균형을 맞췄다. 앞서 조코비치는 지난해 마드리드오픈 준결승과 올해 윔블던 결승에서 알카라스에게 패했다. 반면 올해 프랑스오픈 준결승에서는 알카라스를 이겼다.

아울러 조코비치는 신시내티오픈에서 2018년, 2020년에 이어 통산 3번째 우승을 이뤘다. 2년 만의 미국 대회 우승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조코비치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아 지난해 미국 땅을 밟지 못했다. 하지만 미국 방역 당국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외국인도 입국할 수 있도록 방역 방침을 변경하면서 조코비치도 미국 대회 출전이 가능하게 됐고 신시내티오픈에도 참가할 수 있었다.

또한 투어 대회에서 95번째 우승을 차지한 조코비치는 통산 최다 우승 순위에서 이반 렌들(미국)을 제치고 단독 3위로 올라섰다. 이 부문 1위는 지미 코너스(109회·미국), 2위는 로저 페더러(103회·스위스)다.

라이벌 대결 답게 두 차례나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명승부가 펼쳐졌다. 세트스코어 1-1 상황에서 마지막 3세트 때 조코비치는 게임포인트 5-4로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알카라스는 조코비치의 서브게임을 4차례 듀스 끝에 브레이크하면서 승부를 타이브레이크로 끌고 갔다.

타이브레이크에서 웃은 쪽은 조코비치였다. 6-4로 앞선 상황에서 조코비치의 마지막 서브를 알카라스가 제대로 받지 못하고 코트 밖으로 보내면서 4시간 가까운 승부가 막을 내렸다.

우승이 확정되자 조코비치는 코트에 드러누운채 감격에 겨워 한참이나 일어나지 못했다. 이어 잠시 후 자신의 경기복 상의를 찢으면서 포효했다. 반면 알카라스는 벤치에 앉은 채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조코비치는 시상식에서 “이번 경기는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경기였다”면서 “알카라스와 경쟁하는 것이 점점 좋아진다. 그는 놀라운 선수다. 정말 존경스럽다. 이렇게 어린 선수가 중요한 순간에 침착함을 유지한다는 것은 정말 인상적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알카라스는 “당신과 한 코트에서 경기를 치르고, 코트를 공유하고, 당신에게 배운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라며 “이 경기를 통해 챔피언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고 고개 숙였다.

여자부(총상금 278만8천468달러)에서는 코리 고프(7위·미국)가 카롤리나 무호바(17위·체코)를 2-0(6-3 6-4)으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2004년 3월생으로 19세인 고프는 생애 처음으로 여자프로테니스(WTA) 1000시리즈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신시내티오픈에서 10대 선수가 우승한 것은 1968년 17세 나이로 우승한 린다 투에로 이후 55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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