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현, 친정팀에 비수꽂다...울산, 포항 꺾고 챔프전 진출

  • 등록 2011-11-26 오후 4:54:09

    수정 2011-11-26 오후 5:15:27

▲ 후반전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로부터 축하를 받는 설기현. 사진=이석무 기자
[포항=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6위 돌풍' 울산 현대가 정규시즌 2위팀 포항 스틸러스까지 잠재우고 K리그 챔피언 결정전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울산은 26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과의 2011 K리그 챔피언십 플레이오프 단판승부에서 후반전 설기현의 페널티킥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울산은 포스트시즌에서 내리 3연승을 거두면서 정규시즌 1위팀 전북이 기다리고 있는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게 됐다. 울산은 오는 30일(울산)과 12월 4일(전주)에서 홈앤드어웨이로 챔피언결정전을 벌인다.

2007년부터 6강 플레이오프 제도가 시행된 이래 정규시즌 6위팀이 챔피언결정전을 치른 것은 울산이 처음이다.

승부차기에 의해 희비가 엇갈렸다. 포항은 전반에만 두 차례 페널티킥을 얻고도 모두 실패한 반면 울산은 후반전에 얻은 한 번의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결승골로 연결했다.

경기는 포항이 주도했다. 정규리그를 마친 뒤 충분한 휴식을 취한 포항은 불과 이틀 휴식 후 그라운드에 나선 울산을 시종 압도했다. 결정적인 득점 기회나 코너킥도 포항이 훨씬 많았다.

특히 포항은 전반에만 두 차례나 페널티킥을 얻었다. 하지만 두 번 모두 울산 골키퍼 김승규의 선방에 막혀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포항은 전반 7분 울산 수비수 이재성이 고무열의 다리를 걸면서 첫 번째 페널티킥를 잡았다.

하지만 김승규는 모따가 찬 페널티킥을 왼쪽으로 몸을 날려 정확히 막아냈다. 모따는 킥을 차기 직전 살짝 멈칫거리면서 타이밍을 뺏으려했다. 그것이 오히려 김승규에게 킥의 방향을 읽히는 역효과가 났다.

포항의 두 번째 페널티킥은 전반 21분에 나왔다.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김형일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울산 수비수 곽태휘에게 밀려 넘어졌고 고금복 주심은 또다시 휘슬을 불었다.

이번에 키커로 나선 선수는 황진성이었다. 황진성은 허를 찌르기 위하 골문 가운데로 강하게 볼을 찼다. 하지만 이를 미리 알아챈 김승규는 제자리에 서서 공을 쳐냈다. 김승규의 정확한 판단력과 순발력이 또다시 빛난 순간이었다.

전반에 두 차례나 결정적인 페널티킥 기회를 놓친 포항은 후반전에 들어서도 울산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후반 14분에는 김대호의 크로스를 받은 모따가 결정적인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볼이 뜨고 말았다.

울산은 최전방에서 설기현이 고군분투했지만 김신욱의 앞선 경기들만큼 활발하게 움직이지 못했다. 미드필드 싸움에서 포항에 밀리다보니 효과적인 공격을 펼치지못했다.

하지만 줄곧 밀리던 울산은 페널티킥 한 방으로 전세를 역전시켰다. 후반 26분 포항 진영 페널티박스 안에서 모따가 팔꿈치로 설기현을 밀어 넘어뜨리면서 울산의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설기현은 페널티킥을 유도한 뒤 직접 키커로 나서 정확히 포항 오른쪽 골문 구석을 뚫었다. 결국 울산은 마지막까지 포항의 파상공세를 막아내고 설기현의 결승골을 지켜내면서 대망의 챔프전 진출을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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