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션' 김문교 감독 "지성, 수위 조절 위해 여러번 촬영도" [인터뷰]

  • 등록 2024-07-09 오전 8:02:00

    수정 2024-07-09 오전 8:02:00

(사진=SBS)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이 대본에서 마약이란 소재가 빠졌으면 하고 생각한 점은 없었습니다.”

SBS 금토드라마 ‘커넥션’을 연출한 김문교 감독은 이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마약을 소재로 다룬 이유와 배우들과의 호흡에 대해 전했다.

지난 6일 종영한 ‘커넥션’은 누군가에 의해 마약에 강제로 중독된 마약팀 에이스 형사가 변질된 우정, 그 커넥션의 전말을 밝혀내는 중독 추적 서스펜스.

(사진=SBS)
마약 중독이라는 소재를 내세운 것에 대한 우려는 없었는지 묻자 김 감독은 “두 가지 층위의 고민이 있었다”고 밝혔다.

먼저 김 감독은 “의도 혹은 메시지의 측면에서, 이 드라마가 진입 장벽이 가장 낮은 TV라는 매체를 통해 전달되기 때문에 사회적인 도덕관에서 벗어나선 안 된다는 걱정이 있었다”며 “마약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거나, 거부감을 약화시키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마약에 대해 드라마 안에서 확실한 태도를 정하고 지키는 것, 마약을 끝까지 낯설게 다루는 것, 마약에 대해 불필요한 호기심을 자극하지 않을 것 등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한 가지는 ‘수위의 측면’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어느 정도의 강도로 표현해야 시청자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이 드라마를 계속 봐줄까 하는 고민이었다. 사실 마약에 대한 거부감을 가진 일반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마약에 의한 각성이나 금단은 보고 싶은 장면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어 “방해물로써 그리고 마약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키는 면에서, 어느 정도 불편한 장면들이 필요했지만 그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배우가 여러 버전의 연기를 하기도 했다. 그 안에서 항상 고민하며 선택했다”고 전했다.

소재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연출을 맡기로 결정했을 때도 사실 마약이란 소재의 힘이 아주 컸다. 일단 ‘마약반 형사가 마약에 중독됐다’는 로그라인의 힘이 너무 셌고, 연출로서 새로운 영역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다”면서 “동시에 한국의 마약 문제가 굉장히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에, TV라는 매체에서 방영하기에 시의성이 있다고도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사진=SBS)
연출에 있어 중점을 둔 부분도 이를 잘 표현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상황 자체는 자극적으로 만들되 적게 보여주자. 때로 세련되어 보이지 않더라도 최대한 이야기의 전체를 이해하게 하자’는 결론에 닿기까지 많은 분들이 함께 고민해주셨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어쩌면 훌륭한 동료들의 좋은 의견을 잘 받아들이려고 애쓴 것이 이번 작품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일 수 있을 것 같다. 이 기회를 빌려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노력 때문일까.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커넥션’ 최종회는 전국 가구 평균 14.2%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김 감독은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신 덕분에 꽤 기분 좋은 고양감 속에서 지낼 수 있었다. 함께한 분들 모두에게 부끄럽지 않은 작품으로 남을 것 같아 그 점이 가장 기쁘고 감사하다. 작가님과 배우들은 물론이고 제작진 한 사람 한 사람이 최선을 다해줬다”며 감사 인사를 남겼다.

‘커넥션’은 충혈까지도 연기하는 지성부터 전미도, 권율, 김경남, 정순원, 정유민, 차엽, 이강욱 등 배우들의 열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김 감독은 배우들과 함께한 소감에 대해 “‘이렇게 잘하는데 이렇게 열심히 한다고? 이렇게 성격도 좋다고?’ 이 세 가지가 ‘커넥션’에 출연한 배우들의 공통점이었던 것 같다”고 너스레를 전했다.

이어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 예술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 행복했고, 그 훌륭함이 행여 저의 실수로 소실될까 불안했다. 대본에 대해 연기에 대해 예술에 대해, 나아가 인간에 대해 정말 깊은 이해를 가진 분들의 동료로 일할 수 있었단 점이 큰 영광이었다”고 덧붙였다.

또 김 감독은 “제가 말주변이 없고 감정 표현을 잘 못하는 사람이라 현장에서 제가 느낀 감동에 대해 거의 표현을 못했다. 배우들의 의문에 대해서 명쾌하게 답변해주지 못한 순간도 꽤 여러 번 있었다. 그럼에도 저희 배우들은 항상 저를 믿고 제 선택에 힘을 실어줬다”며 “그 신뢰가 마냥 감사했고 아주 조금은 의아한 부분도 있었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스스로의 심지가 굳은 분들이기 때문에 그 신뢰를 저에게도 나눠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고 감사 인사를 남겼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자주 ‘커넥션’의 순간들이 떠오를 것 같다. 이들 덕에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단초를 찾은 것 같고, 그 성장을 보여줄 수 있도록 꼭 이 배우들과 다시 한 번 작업하고 싶다”고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진=SBS)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커넥션’으로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커넥션’이란 작품의 제작에 참여하는 동안 그리고 시청자의 마음으로 다시 방송분을 보는 동안, 돌아가신 황현산 문학평론가가 남긴 말 한 마디가 자주 생각났습니다. ‘시는 패배를 말하는 시까지도, 패배주의에 반대한다’는 문장입니다. ‘커넥션’은 인간이 인간에게 잔인하게 구는 장면이 꽤 나오기도 하고 인간의 어두운 면을 자주 보여주는 드라마입니다. 작품 속 인물의 말로가 대체로 좋지 않고, 우정이란 긍정적 가치의 이면을 자꾸 들춰내기도 합니다. 그러나 작가님이 이 대본을 통해 하고자 했던 일은 그 씁쓸하고 어두운 면을 짚어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어두운 면 너머에서 인간이 지켜내야 할 무엇을 발견하는 데에 있었다고 믿습니다. 시청자분들이 커넥션을 어둡고 쓸쓸한 드라마로 기억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어둡고 씁쓸한 것들 사이에서 힘들게 건져낸 반짝이는 것의 가치를 함께 발견하고 기억해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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