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방송에서는 이성계(이성민)가 원경(차주영)과 있는 자리에 아들 이방원(이현욱)을 부른 진의가 드러났다. “조선이란 이름으로 옷만 갈아입은 이들을 끊어내야 내가 너를 임금이라 하겠다”며 원경의 민씨 일가를 가리켰다. 그날 이후, 이방원은 원경을 복종시키기 위해 더욱 압박을 가했다. 뜨거운 사랑을 나눴던 침소엔 “궁중 법도를 그냥 따르라”며 숙직 상궁을 들여 합궁을 보게 했다. 또한 “조선의 여인은 칼을 들지 않아야 한다”고 원경이 할 수 있는 일을 한정했다. 고려 말 연인 시절, 이방원과 함께 검술을 연마하며 어깨를 나란히 했던 원경의 얼굴엔 씁쓸함이 가득했다.
두 눈으로 수결 문서를 확인한 이방원은 아버지의 난을 막아야 했다. 그리고 이 결정적 순간, 그가 믿고 보낼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은 아내 원경이었다. 위험하지만 아무것도 보장해줄 수 없다는 이방원의 차가운 청에도 원경은 그 길로 이성계에게 향했다. 그 사이, 이방원은 원경의 조언대로 이방과를 설득해 피의 동맹을 나눴다. 자신의 사람들이 더 이상 피를 보지 않길 원하는 이방과는 아버지가 아닌 동생과 손을 잡았다. 결국 심복 원범(박기덕)까지 이방원의 군사들의 칼에 맞아 죽어가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이성계는 “나의 대의는 증오다. 그 증오가 깊어 아들을 죽여야 하는 슬픔이 나의 대의다”라고 처절하게 부르짖으며 떠났다.
난은 막았지만 이방원은 또 다른 난관에 부딪혔다. 대신들과 유생들이 역모에 가담한 영실에게 책임을 물으라는 끊임없는 상소를 올린 것. 원경의 동생 민무구(한승원)와 민무질(김우담)이 움직인 결과였다. 이방원은 원경을 찾아갔다. 이 일은 여관의 수장인 중전이 해결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이방원은 순순히 청하지 않았다. 장인 민제를 따르는 성균관 제자들이 올린 상소가 쌓이고, 처가 등쌀에 밀려 후궁 하나 살리지 못하는 게 임금이냐며 원경을 탓했고, “이만큼 내게 위안을 준 이가 없으니 살려달라”며 아내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tvN X TVING 오리지널 드라마 ‘원경’은 매주 월, 화 오후 8시 50분 tvN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