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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송지훈기자] '강철군단' 포항스틸러스(감독 세르지오 파리아스)가 부뇨드코르(감독 펠리페 스콜라리)와의 원정 맞대결에서 1-3으로 역전패해 아시아 정상 정복 도전 목표에 '빨간 불'이 켜졌다.
포항은 23일 오후9시(한국시각)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 소재 JAR스타디움에서 열린 부뇨드코르와의 AFC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경기서 선제골을 성공시켰지만, 이후 3골을 내리 허용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이로써 부뇨드코르에게 승리를 헌납한 포항은 3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2-0, 또는 3점 차 이상으로 승리해야만 4강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패인1 - 수적 열세
포항이 당한 패배의 직접적인 원인은 '수적 열세'였다. 포항은 1-1로 승부의 균형을 유지하던 후반22분 김형일이 드리블 돌파하는 상대 선수의 유니폼을 잡는 파울을 저지른 뒤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해 한 명이 부족한 상황에서 경기를 치렀다.
◇패인2 - 측면 전쟁 완패
강철군단은 경기 내내 부뇨드코르에게 측면 돌파를 허용하며 주도권을 내줘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갔다. 특히나 포항의 오른쪽 터치라인 부근이 상대의 주 공격루트로 활용됐으며, 이 과정에서 상대 왼쪽수비수 하이룰라 카리모프와 왼쪽 미드필더 자수르 하사노프의 적극적인 오버래핑이 빛을 발했다.
◇패인3 - 잔디 적응 실패
포항은 19일 출국해 경기가 열리는 타슈켄트에서 현지 적응에 나섰지만, 결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특히나 잔디 적응에 실패해 경기 내내 어려움을 겪었다. 부뇨드코르의 홈구장 JAR스타디움은 경기 시작 전 물을 많이 뿌린 듯, 무척 미끄러웠다. 포항 선수들은 필드 곳곳에서 미끄러졌고, 움직임에 제약을 받은 탓인지 특유의 활기찬 패스워크도 실종됐다. 아울러 상대에 대한 압박 또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상황은 하프타임 이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부뇨드코르 선수들이 시종일관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자신들만의 플레이를 구사한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상대 입장에선 홈 경기의 이점을 충분히 살린 결과였고, 포항에겐 어웨이 경기의 서러움을 뼈저리게 느끼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