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남아공)허정무호 '조용형 부상'이 빚은 2가지 먹구름

한국대표팀, 부상 경계령
  • 등록 2010-06-08 오전 6:17:35

    수정 2010-06-08 오전 7:55:32

▲ 한국축구대표팀 감독 허정무(왼쪽)

[남아공 = 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 무대를 준비 중인 한국축구대표팀(감독 허정무)에 또 다시 '부상주의보' 경고등이 켜졌다.

허정무 감독은 7일 오후(이하 한국시각) 남아프리카공화국 러스텐버그 소재 올림피아파크 슈타디온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센터백 조용형(제주 유나이티드)의 부상 소식을 전했다.

허 감독은 "중앙수비자원 조용형에게 대상포진 증상이 나타나 훈련에 참가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히면서 "중요한 포지션인 만큼 혹시나 (조용형의 자리가) 빌 경우까지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대상포진은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 흔히 나타나는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피부에 물집이 생기며 통증을 수반한다.

이와 관련해 대한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국내 대상포진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조용형에게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내렸다"며 "하루 이틀 정도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 회복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조용형은 대표팀 훈련에 참가하지 않고 가볍게 몸을 푼 뒤 혼자 숙소로 향했다.
▲ 한일전에 나선 조용형(왼쪽)과 강민수(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지나친 열정의 부작용

조용형의 갑작스런 대상포진 발병은 여러가지로 허정무호에 불안한 그림자를 드리운다.
 
우선, 대표팀 최종엔트리 발표 이후 부상을 당한 선수가 조용형 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에 우려의 눈길이 모아진다. '주포' 박주영(AS모나코)이 오스트리아 전지훈련 기간 중 왼쪽 팔꿈치를 다쳤고, 중앙미드필더 김남일(톰 톰스크)은 스포츠 헤르니아(탈장) 증상이 나타나 한동안 관계자들을 긴장시켰다.

월드컵 본선 개막을 앞둔 중요한 시점에 선수들이 잇달아 부상자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는 건 대개 '지나친 열정'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베스트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몸을 혹사시키거나, 또는 주전 경쟁에 지나치게 집착해 과중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이 '부상' 또는 '질병'이라는 부작용으로 나타난다는 이야기다. 물론, 축구선수로서 평생에 한 번 잡기조차 힘든 귀한 기회임을 감안한다면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 디펜스라인이 흔들린다

조용형의 부상 소식은 팀 분위기 뿐만 아니라 전력 면에서도 불길한 뉴스다.

한국축구대표팀은 이미 중앙수비자원 곽태휘를 부상으로 잃었다. 현재 최종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수비수들 중 허정무호에서 꾸준히 부름을 받은 센터백은 이정수(가시마 앤틀러스)가 유일하다. 혹여 조용형의 컨디션이 빨리 회복되지 않을 경우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강민수(수원 삼성), 김형일(포항 스틸러스) 등 두 명의 백업멤버가 대기하고 있지만, 각자 또렷한 단점을 갖고 있어 신뢰를 보내기에 어려움이 있다. 강민수는 '실수가 잦다'는 이미지를 떨치지 못하고 있고, 김형일은 경험이 부족하다.

허 감독이 "(조용형의 자리가) 빌 경우까지 대비하겠다"고 말한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허정무호 디펜스라인의 구심점 역할을 맡아 온 조용형의 자리는 너무 크고, 대체재로 메우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남아공월드컵을 통해 사상 첫 원정16강에 도전한다. 그러자면 기존 부상자들이 조속히 경기력을 회복하는 것 뿐만 아니라 더 이상의 부상자가 나오지 않는 것 또한 중요하다. 많은 전문가들이 허정무호의 마지막 과제로 '최상의 팀 컨디션 유지'를 첫 손에 꼽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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