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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다비 = 이데일리 SPN 송지훈기자] AFC챔피언스리그 우승팀 포항스틸러스(감독 세르지오 파리아스)가 남미 대표 에스투디안테스(감독 알레한드로 사베야)와의 맞대결에서 분패해 FIFA클럽월드컵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포항은 16일 새벽(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소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FIFA클럽월드컵 4강전에서 공격수 데닐손이 한 골을 터뜨리며 분전했으나, 상대 미드필더 레안드로 베니테스에게 두 골을 내줘 1-2로 패했다. 이로써 포항은 결승행의 꿈이 좌절됐고, 오는 19일 오후10시 FC바르셀로나-아탈란테전 패자와 3,4위전에서 맞붙게 됐다.
선제 실점과 숫적 열세 등 악재가 겹친 포항이 전반적으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전반 중반까지 상대와 찬스를 주고받으며 대등한 경기를 선보인 포항은, 그러나 전반 막판 상대에게 선제 실점을 허용하면서 흐름을 주도권을 상대에게 내주며 고전했다.
경기장을 찾은 3000여 서포터스의 열광적인 성원을 등에 업은 에스투디안테스가 전반 막판 선제골을 성공시키며 기세를 올렸다. 포항의 위험지역 왼쪽 모서리 외곽 먼지점에서 얻어낸 세트피스 찬스서 왼쪽 날개 레안드로 베니테스가 시도한 킥이 큰 포물선을 그리며 곧장 골대로 빨려들어갔다. 포항 선수들과 파리아스 감독은 수비라인 뒷편을 파고들어 골키퍼의 시야를 가린 상대 공격수 마우로 보셀리의 오프사이드 반칙을 지적했으나, 심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에도 악재가 그치지 않았다. 후반10분 위험지역 왼쪽 모서리 부근에서 상대 오른쪽 날개 막시 누네스의 돌파를 저지하던 중앙수비수 황재원이 옐로카드를 받아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했다.
후반26분 김명중의 헤딩패스를 받은 데닐손이 상대 위험지역 정면에서 오른발 하프발리 슈팅으로 한 골을 만회했지만, 두 번의 퇴장 악몽이 추가되며 포항을 괴롭혔다. 후반26분 베론을 마크하던 김재성이 경고누적으로 그라운드를 벗어난 데 이어 후반32분 페널티박스 외곽에서 엔소 페레스의 돌파를 저지하던 골키퍼 신화용마저 레드카드를 받아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미 선수 세 명을 교체한 포항은 공격수 데닐손을 골키퍼로 기용하는 고육지책으로 남은 시간 경기를 진행했다.
포항은 앞서 치른 TP마젬베(콩고)전과 마찬가지로 노병준-남궁도-데닐손을 공격편대로 활용하는 4-3-3 전형으로 경기를 치렀다. 한 발 아래에 김태수와 김재성이 포진해 공격 지원 임무를 맡았고, 신형민이 수비형미드필더로 나서 1차저지선 역할을 수행했다. 디펜스라인은 김정겸-황재원-김형일-최효진의 포백으로 꾸려졌고 신화용 골키퍼가 수문장으로 나섰다.
상대팀 에스투디안테스는 베스트 멤버를 빠짐 없이 기용하며 4-4-2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장신 공격수 마우로 보셀리를 최전방에 배치하며 측면자원인 엔소 페레스를 투톱 파트너로 낙점해 섀도 스트라이커로 기용했다. 레안드로 베니테스와 막시 누네스를 좌우 날개로, 후안 베론과 로드리고 브라냐를 중앙미드필더로 각각 활용했으며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후안 마누엘 디아스-레안드로 데사바토-게르만 레-클레멘테 로드리게스의 포백으로 꾸렸다. 골키퍼로는 다미안 알빌이 나섰다.
2-0으로 앞서며 승리를 확신한 사베야 감독은 후반22분 중앙수비수 레안드로 데사바토 대신 크리스티안 셀라이를, 후반38분 레안드로 베니테스 대신 후안 살게이로를 투입하며 벤치멤버들이 실전 경험을 쌓도록 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