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우승으로 화룡점정 이룬 '스틸러스 웨이'

  • 등록 2009-11-08 오전 9:07:23

    수정 2009-11-08 오전 9:07:23

▲ 스틸러스 웨이를 앞세워 AFC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른 포항스틸러스 선수단(사진_포항스틸러스)

[도쿄 = 이데일리 SPN 송지훈기자] 트레이드마크인 '스틸러스 웨이'를 앞세워 승리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포항스틸러스(감독 세르지오파리아스)가 AFC챔피언스리그 2009 결승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강호 알 이티하드(감독 가브리엘 칼데론)를 꺾고 아시아를 제패하는 기쁨을 누렸다.

포항은 7일 오후7시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열린 AFC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노병준과 김형일의 릴레이포를 앞세워 모하메드 누르가 한 골을 만회하는데 그친 알 이티하드를 2-1로 제압했다.

이로써 포항은 AFC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클럽 역사상 최초로 우승컵의 주인공이 됐고, 150만달러의 우승 상금과 함께 FIFA클럽월드컵에 아시아를 대표해 나설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참고로 AFC챔스의 전신인 아시아클럽챔피언십을 포함해 포항이 아시아를 제패한 건 1997년과 1998년에 이어 통산 3번째다.

올 시즌 파리아스 군단의 투지와 열정을 일깨우는 기폭제 역할을 담당한 '스틸러스 웨이'는 아시아클럽대항전 결승전 무대에서도 변함 없이 빛났다. 포항은 체격과 기술, 스피드 면에서 두루 한 수 위로 평가받은 중동의 강호 알 이티하드를 맞아 화끈한 공격축구로 맞불을 놓으며 시종일관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포항은 올해 초 축구팬들에게 감동을 주는 축구를 선보이고자 '스틸러스 웨이'라 명명한 경기 방식을 도입했다. 정정당당하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통해 경기시간 대비 플레잉 타임의 비율을 높이고, 이를 통해 팬들에게 보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선보인다는 취지였다.

그리고 이와 같은 포항의 노력은 아시아 클럽의 정상을 가리는 AFC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무대에서도 변함 없이 적용됐다. 내용보다는 결과가 더욱 중요한 단판승부였지만, 파리아스 감독은 과감히 '공격축구' 카드를 꺼내들었다. 연속골을 터뜨리며 2-0으로 앞선 후반 중반 무렵에도, 누르에게 실점을 허용해 어두운 그림자가 포항 벤치를 엄습한 후반30분 이후에도 포항은 여전히 공격적이었다.

파리아스호가 내세운 '스틸러스 웨이'는 적장의 마음도 감화시켰다. 경기 직후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칼데론 알 이티하드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상대팀이 어떤 플레이를 펼칠 지에 대해 예측할 수 없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매우 공격적인 플레이를 전개했다"며 "내가 아주 좋아하는 플레이스타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비록 패하긴 했지만 팬들에게 레벨이 매우 높은 축구를 선보일 수 있었다는 사실에 만족한다"고 덧붙여 포항의 경기 방식을 칭찬했다.

이어 기자회견장에 도착한 파리아스 감독 또한 '스틸러스 웨이'를 바탕으로 아시아 무대를 제패한 것에 대해 강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스틸러스 웨이'가 아시아 정상에 오르는데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스틸러스 웨이라는 명칭은 나 자신이 만든 것"이라 소개한 뒤 "포항은 보기에도 아름답고 결과도 좋은 축구를 추구하며, 그것이 바로 '스틸러스 웨이'의 핵심"이라 말했다. 이어 "스틸러스 웨이를 통해 기술과 경쟁심이 조화를 이루는 축구를 이뤄보고자 했으며, 이것이 좋은 성과로 나타나 기쁘다"고 덧붙였다.

강철군단의 아시아 정상 정복을 이끈 '스틸러스 웨이'는 향후 K리그 챔피언십(6강 플레이오프)과 FIFA클럽월드컵 무대를 통해 재차 진가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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