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 도전 공식 선언' 정몽규 “이번이 마지막…문체부 잘 설득하겠다”(종합)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
“회장직 내려놓는 것 책임 다하는 처사 아니야”
“결자해지 굳은 각오…국민 신뢰 회복할 것”
문체부 과징금 부과·지원금 삭감 등 가능성 대해선
“명분 약하다”면서도 “정부와 오해 풀겠다” 밝혀
  • 등록 2024-12-20 오전 12:00:00

    수정 2024-12-20 오전 1:30:39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4선 도전에 나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다만 이번이 마지막 도전임을 강조하며 축구협회의 신뢰를 회복하고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위해 모든 힘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기념촬영하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사진=연합뉴스)
정 회장은 19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포니정재단빌딩에서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축구협회장에 다시 도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자리를 내려놓고도 싶었지만 지난 12년간 많은 분과 고민하며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했던 사람으로서, 회장직을 내려놓는 것은 책임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와 축구협회의 미진했던 것들, 잘못한 것들에 대한 비판은 가감 없이 수용해 협회 발전을 위한 자양분으로 삼겠다”며 “국민 의 신뢰를 회복하고 대한민국 축구 미래를 완성하기 위해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에 출마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회 신뢰 회복 우선·천안축구종합센터 완공 공약

4선 도전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천안축구종합센터와 디비전 시스템의 성공적인 완성이다. 정 회장은 △과감한 개혁을 통한 축구협회 신뢰 회복 △한국 축구 국제 경쟁력 제고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완성 △디비전 승강제 완성을 통한 축구 저변 확대 등 4가지 공약을 내세웠다.

정 회장은 “조금만 흐트러져도 천안축구센터와 디비전 시스템이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 잘 완성시키는게 책임감 있는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HDC그룹 회장인 정 회장은 1994년 울산 현대 구단주를 시작으로 30년 동안 축구계에서 활동했다. 그룹을 이끌고 있는 기업가인 데다 현직 프리미엄이 더해져 선거전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다. 지난 11일 연임 도전의 첫 관문인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해 절차적 걸림돌도 사라진 상태다.

정 회장은 축구협회의 신뢰 회복을 위해 국민과 소통하는 열린 행정을 펼치고, 이를 통해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축구 문화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한국 축구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2026 북중미월드컵 8강,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 2027 아시안컵 우승, 2028 올림픽 메달 확보도 목표로 내세웠다.

특히 정 회장은 이번 4선 도전이 축구협회장 선거에 도전하는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당선이 된다면 차기 회장에 나설 인재를 양성하겠다”며 “축구협회장을 더할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축구인들이 행정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다”면서 “일본축구협회장이 몇 년 동안 사무총장을 하면서 행정을 경험한 것이 좋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정부·문체부 징계 관해 “월드컵 분담금 등 오해 있다”

정 회장은 비리 축구인 기습 사면 시도와 클린스만·홍명보 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 축구협회의 행정 난맥상 등으로 축구계 안팎의 비판을 받아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에 나섰고, 정 회장에 대해 자격 정지 이상 중징계를 요청하는 처분을 내렸다.

정 회장이 현역 회장이란 점에선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렇게 될 경우 문체부와 불편한 관계가 이어질 전망이다. 문체부가 당선 승인 불가는 물론 감사결과에 따른 과징금 부과, 지원금 삭감 등 강경 조치를 이어나갈 가능성도 있다.

추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정부와 문체부의 ‘협회장 직무정지’ 조치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정 회장은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카타르월드컵 분담금 배분과 아시안컵 유치 실패 배경에 대해 문체부의 오해가 있었다”며 “이 점이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와 불출마 압박으로까지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문체부는 월드컵 분담금 중 45%만 선수단에 지급한 걸 문제 삼았다”며 “어느 나라든 선수단에 30~45%를 지급한다. 나머지로 월드컵 출전 비용을 충당하고 유소년 축구 발전에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역점 사업이었던 아시안컵 유치 실패에 대해선 “우리로선 큰 금액인 300억원을 유치 금액으로 쓰려고 했지만 정부의 독려로 600억원을 써냈다”며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가 합쳐서 1800억원을 제시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입장에선 사우디·카타르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어 “저희가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는 인식이 이후 문체부 감사와 이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천안 축구센터 보조금 부정 수급과 관련, 정부가 과징금 부과와 보조금 중단 등을 고려하는 것에 대해서는 “명분이 약하다”고 진단했다. 정 회장은 “협회 사무실을 천안센터에 두면 안 되는 데 두려고 했다는 점이 문제다”며 “아직 완공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무실을 설치하지 않으면 되는 일”이라 답했다. 더불어 “안 하겠다는 데 과징금을 물리고 보조금을 중단하는 건 명분이 약하다”면서 “제가 미워서 그러진 않을 것으로 본다. 잘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 1월 8일 열리는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는 정몽규 현 협회장,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의 3파전으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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