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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다비 = 이데일리 SPN 송지훈기자] 포항스틸러스(감독 세르지오 파리아스)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북중미 클럽대항전 챔피언 아틀란테(감독 호세 크루스)를 꺾고 FIFA클럽월드컵 3위에 올랐다.
포항은 20일 새벽(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소재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클럽월드컵 3,4위전에서 전반과 후반에 각각 한 골씩 주고받은 뒤 승부차기서 4-3을 승리했다.
이로써 포항은 3위로 클럽월드컵을 마무리지었고, 250만 달러(29억원)의 상금을 챙겼다. 이 대회서 아시아 클럽이 3위에 오른 건 우라와레즈(2005년, 3위), 감바오사카(2006년, 3위) 이후 통산 3번째다. 공격수 데닐손은 이날 경기서 한 골을 추가하며 도합 4골을 기록, 이번 대회 득점왕에 한 발 더 다가섰다.
포항은 전반 내내 주도권을 상대에게 넘겨준 채 역습 위주의 경기를 펼쳤다. 볼 점유율이 34%에 그친 것에서도 알 수 있듯, 아틀란테가 빠른 돌파와 날카로운 패스워크를 앞세워 흐름을 이끌었다. 대신 포항은 유효슈팅(5개)에서 상대(4개)에 앞서며 효율적인 경기로 맞섰다.
후반 또한 앞선 45분과 동일한 흐름이 이어졌다. 아틀란테는 후반 시작과 함께 일찌감치 동점골을 뽑아내며 승부의 균형을 되찾았고, 이후 파상공세를 지속했다. 포항 위험지역 정면에서 수비진의 빈 틈을 파고근 라파엘 마르케스가 가브리엘 페레이라의 스루패스를 받아 오른발 땅볼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포항은 실점 이후 수세에 몰린 가운데서도 추가실점 없이 간간히 결정적인 역습 찬스를 만들어내며 맞불을 놓았고, 경기를 승부차기까지 몰고 가 값진 승리를 거머쥐었다.
포항은 앞서 치른 에스투디안테스와의 4강전(1-2패)에서 주전급 멤버 3명이 퇴장당하는 등 적잖은 전력 손실을 입었지만, 기존의 4-3-3 전형을 변함 없이 가동했다. 브라질 공격수 데닐손을 최전방에 세우는 한편, 노병준과 김명중으로 하여금 측면에서 공격을 지원토록 했다. 중원은 김재성(퇴장) 대신 송창호가 선발 출전해 김태수, 신형민 등과 호흡을 맞췄다. 디펜스라인은 황재원(퇴장) 대신 오까야마를 투입해 김정겸-오까야마-김형일-최효진(왼쪽부터)의 포백라인으로 구성했다. 골키퍼로는 신화용(퇴장)을 대신해 백업 골리 송동진이 나섰다.
파리아스 감독은 후반 초반 왼쪽 측면 지역이 잇달아 돌파를 허용하자 후반9분 수비수 김정겸을 빼고 박희철을 투입해 스피드를 보강했다. 이어 후반16분에는 미드필더 송창호를 대신해 유창현을 투입하며 적극적인 골 사냥 의지를 드러냈다. 후반20분에는 다리부상을 당한 김명중을 벤치로 불러들이고 고슬기로 하여금 빈 자리를 메우도록 했다.
크루스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왼쪽 윙백 다니엘 아레올라를 빼고 장신공격수 루카스 실바를 투입해 포워드라인의 높이를 보강했다. 후반 종료 직전에는 움직임이 많았던 가브리엘 페레이라와 페르난도 나바로를 빼고 산티아고 솔라리와 호라시오 페랄타를 투입해 승부차기에 대비했다.
연장전 없이 진행된 승부차기서 포항은 네 번째 키커 박희철의 킥이 골포스트 왼편을 벗어났으나 노병준, 데닐손, 신형민, 김형일이 슛을 성공시켜 4-3으로 승리했다.
아틀란테는 산티아고 솔라리와 루카스 실바, 페데리코 비야르가 각각 슈팅을 성공시켰으나, 라파엘 마르케스의 슈팅이 송동진 골키퍼의 선방에 가로막힌데 이어 호라시오 페랄타의 킥이 왼쪽 골포스트를 맞고 튀어나와 뼈 아픈 패배를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