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정복' 포항, 팬들의 응원도 정상급

  • 등록 2009-11-08 오전 8:34:22

    수정 2009-11-08 오전 8:34:22

▲ 도쿄국립경기장을 찾아 열띤 응원전을 펼친 포항스틸러스 서포터스(사진_박차현)

[도쿄 = 이데일리 SPN 송지훈기자] 포항스틸러스(감독 세르지오 파리아스)가 원정 응원에 나선 팬들의 성원을 등에 업고 사우디아라비아의 강호 알 이티하드(감독 가브리엘 칼데론)를 제압하며 아시아클럽대항전 무대에서 정상에 올랐다.

포항은 7일 오후7시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열린 AFC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경기서 후반 들어 터진 노병준(후반11분)과 김형일(후반20분)의 연속골에 힘입어 모하메드 누르가 한 골을 만회한 알 이티하드를 2-1로 꺾었다.

이로써 포항은 AFC챔피언스리그 출범 이후 K리그 클럽으로는 전북현대(2006년)에 이어 두 번째로 아시아 무대를 제패했고, 150만달러의 우승상금과 함께 연말에 FIFA클럽월드컵에 아시아를 대표해 나설 수 있는 자격도 얻었다.

이날 경기서 포항은 '이기는 축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탁월한 신체조건과 한 수 위 개인기를 앞세워 파상공세를 펼친 알 이티하드를 맞아 포항은 두 차례의 세트피스를 골로 연결시키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후반11분 프리킥 찬스서 시도한 노병준의 오른발 킥이 상대 수비벽의 빈 틈을 정확히 파고들어 선제골로 연결됐고, 후반20분에는 세트피스 기회를 맞아 김재성이 띄워준 볼을 김형일이 헤딩슈팅으로 연결하며 추가골이자 결승골을 뽑았다.
▲ 도쿄국립경기장의 북서쪽 모서리를 점령한 알 이티하드 서포터스(사진_박차현)

알 이티하드는 후반28분 간판스타 모하메드 누르가 위험지역 정면에서 왼발 발리 슈팅을 시도해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경기 결과 자체를 뒤집지는 못했다.

심판의 종료 휘슬과 함께 승리가 확정되자 포항 선수들은 서로를 얼싸안으며 환희를 만끽했고, 이후 도쿄국립경기장의 남동쪽 모서리 부근으로 몰려가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곳에는 포항스틸러스를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1600여명의 정예 서포터스가 있었다. 포항 팬 500여명과 일본 현지 교민 1100여명이 합세해 조직한 포항 응원단은 이날 경기 내내 구호와 박수로 분위기를 주도하며 열띤 응원전을 펼쳐 현장을 찾은 축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반대편인 북서쪽 모서리 부근에 자리잡은 알 이티하드 서포터스를 인원과 열정에서 모두 압도했으며, 질서정연하면서도 짜임새 있는 응원으로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웠다.


김형일의 두 번째 골이 터진 이후 승리를 직감한 서포터스가 한 목소리로 '영일만 친구'를 합창하는 장면에서는 '스틸야드(포항스틸러스의 홈구장)의 향기'마저 물씬 풍겼다.

팬들이 보내준 뜨거운 성원을 절감한 때문일까. 파리아스 포항 감독은 경기 후 참석한 공식 기자회견에서 "다음에는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FIFA클럽월드컵에 참가할 예정"이라며 "그곳에서도 오늘과 마찬가지로 많은 팬들이 함께 했으면 한다"는 소망을 밝혔다.

경기와 응원에서 모두 알 이티하드에 승리를 거둔 포항은 이제 아시아 클럽을 대표해 세계무대에서 또 한 번의 의미 있는 도전에 나서게 됐다. 물론 언제나 든든히 뒤를 받쳐주는 서포터스들과 함께 말이다.
 
▲ 도쿄국립경기장의 남동쪽 모서리를 장악한 포항스틸러스 서포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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