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한국전력(015760)공사(이하 한전)가 올 3분기 8년 만에 최대 규모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모처럼 웃었다. 203조원까지 불어난 총부채 부담은 여전하지만, 이 추세라면 조금씩이나마 한전의 재무 여건 개선이 기대된다.
한전은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70.1% 늘어난 3조396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3일 밝혔다. 지난해 3분기 이후 5개분기 연속 흑자다. 또 한전이 2016년 3분기 기록했던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4조4242억원)에 이어 8년 만의 최대치다. 이자비용 등 영업 외 비용을 포함한 당기순이익 역시 1조8796억원으로 전년대비 125.6% 늘었다.
국제유가 하향 안정으로 석탄·가스 같은 발전 연료비 부담이 줄어든 가운데, 지난해 단행한 세 차례의 요금 인상으로 전기 판매수익이 늘어난 영향이다. 한전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6.7% 늘어난 26조1034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3분기 호실적으로 올해 연간 실적도 큰 폭 개선 흐름이 이어졌다. 1~9월 누적 영업이익은 5조9457억원으로 지난해 6조4534억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5조9823억원 적자에서 2조5900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5조6865억원에서 69조8698억원으로 6.4% 늘어난 반면, 연료비와 전력구입비 등 영업비용은 72조1399억원에서 63조9241억원으로 11.4% 줄었다.
한전 실적 개선 흐름을 더 이어질 전망이다. 한전은 4분기에 접어든 지난달 24일 산업용에 한해서나마 전기요금 평균 9.7% 인상안을 정부로부터 승인받은 바 있다. 한전의 산업용 고객 비중은 1.7%이지만 사용량 기준으론 지난해 기준 53.2%로 절반을 넘는다. 이번 인상으로 한전의 연 매출은 4조5000억원가량 늘어날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흐름에도 한전의 재무 여건을 개선하는 데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앞선 3년여간 쌓인 41조원의 누적 적자와 그에 따라 203조원까지 불어난 천문학적인 총부채 부담 때문이다. 원금을 뺀 이자비용만 연 4조5000억원에 이른다. 한전이 올 상반기 2조5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냈음에도 총부채가 늘어난 것도 이 때문이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은 전력 구입비 절감과 긴축 경영계획 등 재정건전화 계획도 차질 없이 이행하고 있다”며 “국민에게 약속한 자구 노력을 빠르게 이행하는 가운데 전기요금의 단계적 정상화와 전력구입비 절감 등 다양한 방안을 정부와 협의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