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정기선 수석부회장 승진…재계 트럼프發 인사 태풍

범현대가 3세 정기선, 오너경영 속도
트럼프 불확실성에 사업 전면 나설듯
현대차그룹 예년보다 인사 확 앞당겨
LG그룹, 내주 인사 앞두고 '폭풍전야'
"올해 재계 인사 트렌드는 조기 인사"
  • 등록 2024-11-14 오후 6:21:05

    수정 2024-11-14 오후 6:54:23

[이데일리 김정남 하지나 이다원 기자] 범(凡)현대가 3세인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수석부회장으로 전격 승진했다. 미국 트럼프 2기의 등장과 함께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주요 핵심 과제들을 직접 챙기겠다는 것이다. HD현대를 기점으로 삼성, 현대차, LG 등이 잇따라 정기 인사에 나설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트럼프발(發) 불확실성이 워낙 크다 보니 인사 시기를 앞당기는 기류가 있다.

범현대가 3세 정기선, 오너 경영 속도

HD현대는 14일 범현대가 3세인 정기선 부회장의 수석부회장 승진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1982년생인 정 신임 수석부회장은 2009년 현대중공업에 대리로 입사했고, 이후 미국 유학길에 올라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컨설턴트로 일했다. 2013년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으로 다시 입사해 주요 임원 보직들을 거친 뒤 2021년 10월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2년 만인 지난해 11월 부회장에 선임된 이후 1년 만에 다시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했다.



HD현대는 현재 전문경영인인 권오갑 회장이 이끌고 있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그가 수석부회장으로 1년 만에 승진하면서 HD현대의 오너 경영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전면에 등장하자마자 세계 경제가 휘청이는 만큼 정 수석부회장이 전면에 나서 그룹의 주요 핵심 과제들을 직접 챙길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최근 그룹내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HD현대일렉트릭의 조석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룹 주력 부문인 조선 계열사 HD현대삼호의 대표이사에는 김재을 HD현대중공업 조선사업대표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정유 계열사 HD현대오일뱅크는 송명준 HD현대 재무지원실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대표이사를 맡는다. 이어 현재 안전생산본부장을 맡고 있는 정임주 부사장이 송명준 사장과 함께 공동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HD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에는 김영기 부사장이 사장 승진 내정됐다.

트럼프發 불확실성에 재계 조기 인사

HD현대를 시작으로 주요 그룹들의 연말 인사는 본격화할 전망이다. 트럼프발 불확실성에 맞춰 한발 빠른 인사에 나서는 현대차그룹이 대표적이다. 재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15일 그룹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 달여간 파업으로 비상경영에 돌입한 부품 계열사 현대트랜시스는 여수동 사장이 물러나고 백철승 사업추진담당 부사장이 그 자리를 맡을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윤영준 사장 후임으로 1970년생인 이한우 주택사업본부장이 거론된다. 현대엔지니어링 신임 대표로는 현재 기아 재경본부장으로 재직 중인 주우정 부사장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신상필벌 원칙에 따라 최고경영자(CEO)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대차그룹이 인사를 앞당긴 건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으로 인해 내년 경영 상황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산 자동차는 트럼프 2기의 고관세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완성차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세금, 보조금 등 대응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며 “빠른 인사를 통해 신속하게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LG그룹은 이르면 다음주 사장단 인사를 앞두고 폭풍전야 분위기다. LG그룹은 다른 그룹들에 비해 사장단 교체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주요 계열사들의 대표이사들을 대거 교체해서다. LG생활건강은 2022년 CEO를 바꿨다. 다만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를 중심으로 교체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구광모 회장이 안정 속 변화의 묘수를 어떻게 찾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재계 한 고위인사는 “올해 재계 인사의 주요 트렌드는 조기 인사”라며 “미국 대선 이후 세계 경제 변화가 급격하게 나타나는 만큼 조금이라도 더 빨리 대비하려는 차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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