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자신이 수사하던 피의자의 어머니에게 성관계를 요구한 경찰관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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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남부지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맹현무)는 강제추행 혐의를 받는 강서경찰서 소속 경위 김모(52) 씨에 대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함께 명했다. 징역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한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관계, 범행 경위 등에 비춰보면 죄질이 불량하다”며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자백한 점, 피해자를 위해 1000만원을 공탁하고 추가로 2000만원을 지급한 점, 피해자와 합의한 점,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 형이 무거워 부당해 보인다”고 판시했다.
김 씨는 지난 2022년 말 사건 피의자의 어머니 A씨를 사적으로 만나 손과 발 등을 주무르거나 문지르며 성관계를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또 A씨로부터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받자, 무마하기 위해 금전으로 회유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경찰 공무원으로서 사건 관계인인 피해자를 사적으로 만나 피해자가 형사사건 합의금을 받은 것을 언급하며 향응을 요구했다. 또 성희롱 발언을 하는 와중에 강제추행을 한 것으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특히 검찰은 1심 판결 후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검찰은 “피해자가 A씨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거부할 수 없는 점을 이용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며 “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한편, A씨는 작년 1월 김 씨를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이에 사건 내용을 파악한 강서경찰서는 같은 달 김씨를 대기발령하고 직무에서 배제했으며 서울경찰청도 김 씨에 대한 감찰 조사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