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포스코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이 19일 45년 9개월간의 가동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 지난 7월 포항 1제강공장에 이은 두번째 셧다운(폐쇄)이다.
중국발 과잉 공급과 저가 공세에 내수 부진까지 겹치자 포스코는 결국 공장 폐쇄를 결정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의 밀어내기 공세가 한층 거세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철강업계 근심은 깊어지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포스코는 글로벌 철강공급 과잉현상의 지속, 해외 저가 철강재의 공세, 설비 노후화 등의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 폐쇄를 결정했다.
포스코는 1선재에서 생산하던 고강도 타이어코드, 선박 및 자동차용 용접봉 등 강재를 포항 2~4선재공장에서 전환 생산할 계획이며, 1선재 전 직원은 11월 말까지 공장 정리 후 부내 또는 타 부서로 재배치될 예정이다.
1선재공장 폐쇄의 가장 큰 배경은 중국의 저가 공세 탓이다. 2023년 글로벌 선재 생산능력 2억톤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70%(1억4000만t)에 달한다. 하지만 중국은 내수 건설 경기 부진으로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가동율 확보를 위해 주변국에 자국 제품을 저가로 수출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선재 가격이 크게 떨어진 것은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이러한 해외 저가 선재제품의 수입이 지속됨에 따라 시장 가격이 동반 하락했다. 포스코는 선재 제품의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되자 노후화된 설비의 경쟁력 및 수요 감소의 영향을 감안해 저가재 생산을 축소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 포스코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이 11월 19일 마지막 선재제품을 생산하고 가동을 중단했다. 직원들이 선재공장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실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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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현대제철 또한 경북 포항 2공장 폐쇄하기로 했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의 경우 특수강과 건설 현장에 투입되는 봉형강 생산에 특화됐다. 전방산업인 건설경기 침체에 이어 중국의 물량 밀어내기까지 더해지면서 실적 부진이 지속되자 현대제철도 생산 중단을 결정한 것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중국에서 수입된 철강재는 673만톤(t)으로 전년 동기 기간(665만t) 대비 1.2% 증가했다. 2년 전인 2022년(494만t)과 비교하면 36% 증가한 수치다.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의 저가 제품 덤핑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철강산업에서 강력한 반중국 정책을 예고한 트럼프가 중국산 철강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경우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변국으로 우회 수출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는 모든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최대 20%까지 인상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최대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포스코 관계자는 “내수 저가재 시장은 이미 해외 저가 수입재 중심 시장으로 재편된 상황”이라면서 “포스코는 앞으로 저가재 가격중심의 경쟁시장 비중을 축소하고 자동차용 CHQ(고강도 볼트), 스프링강, 베어링강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선재 생산·판매를 재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