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정진완 우리은행장 내정자가 조직 효율화를 골자로 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부행장은 5명을 줄이고 부문장 제도는 폐지했다. 취임 직후 지주 슬림화를 추진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 우리은행 본점.(사진=우리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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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우리은행은 부행장급 임원 5명을 줄이고 기존 부행장 중 절반에 달하는 11명을 교체하는 등에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또 부문장 2명이 국내영업부문과 기업투자금융부문 산하 사업그룹들을 나눠 담당하는 기존 방식도 폐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부행장 정원이 23명에서 18명으로 대폭 줄었다. 우리은행은 다른 시중은행보다 부행장이 많았다. 올해 신한은행 부행장은 13명, 하나은행 부행장은 18명, KB국민은행 부행장은 23명이었다. 우리은행은 과감한 세대교체도 단행했다. 1971년생 부행장을 배출했으며 해외법인장 연령도 대폭 낮췄다. 부행장 임기를 마친 임원을 미국, 베트남 등 주요 해외법인장으로 배치하던 관행을 깨고 70년대생 본부장급을 과감하게 발탁했다. 해외 영업 활성화 의지로 해석된다.
우리은행은 개인그룹(개인+부동산금융), WM그룹(자산관리+연금사업), 기업그룹(중소+대기업) 등도 업무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통합했다. 유사한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들을 통폐합해 조직 슬림화와 효율성을 도모했다. 미흡했던 내부통제 기능도 강화했다. 금융사고 예방과 리스크관리 제고를 위해 세탁방지센터와 여신감리부를 본부급으로 격상하고 감독·감시 기능을 강화했다. 준법감시실에 ‘책무지원팀’을 신설해 책무구조도 이행 등 책무관리 업무의 충실도도 높였다.
특히 정보보호본부와 자금세탁방지본부를 준법감시인 아래로 모아 재배치했다. 우리은행은 영업점 직원들의 중복된 업무량은 현저하게 줄이는 대신 내부통제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시간을 확보하자는 취지라고 보탰다. 아울러 준법감시, 금융소비자보호, 정보보호, 자금세탁방지 등 조직 간 사각지대 없는 내부통제 구현을 위해 담당 임원들로 구성된 협의체도 신설키로 했다.
지주와 은행 통합조직으로 운영하던 리스크관리그룹은 지주, 은행 각 조직의 특성에 맞게 분리해 운영하기로 했다.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금융시장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리스크관리를 실행하기 위해서다. 영업조직도 대수술에 들어갔다. 인근 영업점 5~6개를 묶어 공동영업·합산평가하던 ‘영업점 VG(Value Group)제도’를 내년부터 전면 폐지한다. 개별 영업점 단위의 세밀한 고객관리와 신속한 영업추진이 변화된 점포환경에 부합한다는 판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은 고객을 중심에 두고 본부조직 슬림화와 영업조직 효율화를 위한 고민을 담았다”며 “한층 젊어지고 역동적인 경영진과 함께 내부통제 역량 강화를 바탕으로 본업 경쟁력을 높여 내년을 ‘신뢰받는 우리은행’ 회복의 원년으로 삼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