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G7 확대' 설득 나섰지만…獨 "韓은 환영하지만 러시아는 안돼"

강경화 코로나19 6개월만 첫 해외출장지로 獨 선택
마스 장관 "G7 회의에 韓참여 환영" 첫 공식입장 냈지만
"G7 확대 전체적으로 생각해야…심층토론 필요"
  • 등록 2020-08-10 오후 11:22:18

    수정 2020-08-11 오전 12:12:23

강경화(왼쪽) 외교부 장관과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부 장관이 10일 베를린 장벽 기념공원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독일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요 주요7개국(G7) 정상회담 확대 구상과 관련해 한국의 참여를 환영한다면서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러시아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부 장관은 10일(현지시간) 베를린을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제2차 한·독 외교장관 전략대화’를 한 뒤 기자회견에서 “올 가을 G7 정상회의가 개최될 경우 한국이 참석하는 것을 환영한다”며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국가이자 독일과 가치를 공유하는 긴밀한 협력국이기 때문에 이를 특별히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전체적으로 어떤 국가들이 (G7 확대에) 참여하는지 생각해야 하는데, G8이었던 러시아를 다시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경우 크림반도 병합과 우크라이나 동부 분쟁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면서 “휴전을 계속 요구하고 있지만, 평화가 정착된다는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마스 장관은 G7의 확대와 G20 체제에 대해 국제사회에서 심층적인 토론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현재 체재도 현실을 반영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G7 확대 구상과 관련해 한국의 참여를 환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러시아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확인한 만큼, 사실상 러시아를 참여시켜 G7을 확대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올해 G7 의장국인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회의를 한국과 러시아, 인도, 호주 등을 포함한 G11 회의로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의 G7 회의 복귀에 반대하는 독일은 G7 확대에 대해 지속적으로 반대하는 의사를 나타냈다.

미국 측의 G7 회의 초청을 발판삼아 국제사회에서의 지위를 한 단계 격상하려던 우리나라는 독일의 반대에 난감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강 장관이 이날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해외 출장지로 독일을 선택한 것 역시 G7 확대 개편을 설득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강 장관은 “한국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모범을 보여줬고,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도가 높다”면서 “마스 장관의 말대로 국제사회의 논의 틀 속에서 논의를 거쳐 진전을 이뤄야 하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미국 측의 초청을 환영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며 G7 회의 참여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나타냈다.

다만 코로나19로 G7 대면회의가 열릴지는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개최하려 했던 G7 회의는 코로나19로 9월로 연기됐다. 그러나 3개월이 지난 후에도 미국에선 9일(현지시간)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5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여전히 상황이 심각하다.

이밖에 강 장관은 세계무역기구(WTO)에 출마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으며 한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백신연구소(IVI)에 독일이 가입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함께 협력하자고 제안했다. 또 현재 유럽이 추진하고 있는 그린 딜과 우리나라가 추진하는 그린 뉴딜과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마스 장관은 코로너19 등 전 지구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다자주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동 기자회견은 2년 만에 열린 제2차 한-독 외교장관 전략대화 이후 열렸다. 전략대화 이후 강 장관은 독일 측의 제안에 따라 베를린 장벽 기념공원을 함께 산책했다. 강 장관은 1박 3일의 독일 일정을 마치고 11일 한국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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