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끝난 것 아니었나…‘N차 장마’ 계속 온다

경기남부 11일까지 최대 350㎜ 더 내린다
13일 정체전선 또 내려온다…중부 중심 비
기후위기 영향 열에너지 높아지고 대기파동 심해져
  • 등록 2022-08-09 오후 7:12:06

    수정 2022-08-09 오후 8:50:26

9일 오전 서울 잠수교가 밤 사이 내린 폭우로 물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기후위기의 영향으로 대기 중 수증기의 함유량이 높아지면서 전형적인 장마의 공식도 깨지고 있다. 본격적인 가을로 접어들기 전까지 정체전선이 수시로 발생하면서 ‘N차 장마’가 이어질 전망이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물폭탄을 쏟아낸 정체전선은 12일께 남하해 소멸하겠으나, 이후 13일 북한에서 정체전선이 다시 활성화하며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영향을 미치겠다.

앞서 지난달 26일 기상청은 장마 종료를 발표했다. 정체전선이 물러나고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를 장악하면서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다만 2주일여 만에 정체전선이 다시 발생하면서 ‘2차 장마’가 이어지고 있다. 대기 하층엔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고온다습한 공기가 자리하고 있는 가운데 대기 상층엔 대류의 발생으로 대기파동이 나타나면서 한랭건조한 공기가 내려와 정체전선이 형성된 것이다.

이는 올 여름 발생한 장마전선의 생성원인과 비슷하다. 과거엔 기단과 기단의 충돌로 발생한 장마전선이 두텁게 형성되면서 한반도를 장기간 장악했다면, 최근 정체전선은 이렇게 게릴라처럼 생성과 소멸을 반복한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가을로 접어들면서 북태평양고기압의 수축 시기와 태풍이 우리나라에 얼마나 열에너지를 불어넣느냐에 따라 늦은 장마는 계속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내내 우리나라는 북측 찬 공기가 한반도로 내려올 때마다 정체전선이 생길 여지가 많아졌다는 말이다. 기후위기로 공기가 뜨겁고 습해져 비구름대가 만들어질 여건도 풍부하다.

이번 정체전선은 10일 아침까지 수도권과 강원영서를 중심으로 비를 뿌리다 10일 낮 전북북부까지 남하한 뒤 다시 11일 낮 수도권으로 북상해 많은 양의 비가 내릴 전망이다. 정체전선이 남하하는 12일은 중부지방에선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겠고, 충청남부 이하 전북, 경북북부를 중심으로 강한 비가 온다.

특히 남북으로 미세하게 오락가락하는 정체전선의 중첩구간에 있는 경기북부, 강원중남부내륙·산지, 충청북부에는 9~11일까지 비가 많이 내리는 곳에선 350㎜ 이상의 집중호우가 내릴 전망이다. 이밖에 수도권, 강원중·남부내륙·산지, 충청권, 경북북서내륙, 전북북부는 100~300㎜의 비가 예보됐다.

이번 정체전선은 남부지방에 비를 뿌린 이후 소멸하겠으나, 13일부터 북한에서 활성화된 정체전선이 다시 남하하면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16일까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는 변동성이 매우 큰 형태인 만큼 추후 발표되는 기상정보를 참고해 달라고 기상청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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