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3일 “이제 대통령에게는 두 가지 길만 남아 있다”며 “(김건희 여사) 특검을 수용해서 국정을 대전환하는 길, 아니면 스스로 물러나는 길. 다른 길은 없다”고 말했다.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3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거 김건희 여사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고 있다.(사진=황영민 기자) |
|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수정안 처리를 예고한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수용’ 또는 ‘하야’라는 이지선다를 제시한 것이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극적 역사가 되풀이돼선 안 된다는 위기감으로 이 자리에 섰다. 절규하는 심정으로 호소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지사는 “저는 탄핵으로 헌정질서가 무너진 뒤 새롭게 들어선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를 했었다”며 “당시 국정운영 중단에 이르기까지 문제는 대통령 리더십 위기와 그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었다. 지도자가 리더십 위기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면 어떤 불행한 일이 생기는지 뼈저리게 느꼈고, 그때의 기시감이 최근 든다”고 운을 띄웠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20%대에 머무는 현 상황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분위기를 동일시한 것이다.
김 지사는 이어 “민주주의 지수는 탄핵 이전보다 더 나빠졌다. 4대 개혁은커녕 어떤 정책도 추진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그런데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대통령 임기 반환점을 돌고 있다. 이대로라면 남은 2년 반 동안 우리 경제와 사회가 얼마나 후퇴할지 두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정 대전환의 첫 걸음은 특검법 수용이다. 법치와 공정,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고 국민 신뢰를 회복해 개혁 추진의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며 “그것마저 거부하면 스스로 물러나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