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나폴레옹 갤러리' 꿈 이룬 김홍국 회장

  • 등록 2017-03-16 오후 6:05:00

    수정 2017-03-16 오후 6:05:00

16일 나폴레옹 갤러리 개관식에 참석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사진=NS홈쇼핑 제공)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숙원인 나폴레옹 갤러리가 문을 열었다.

2014년 11월 김홍국 회장이 파리 경매에서 모로코 왕실로부터 나폴레옹 황제의 이각모를 188만4000유로(당시 환율 기준 약 26억원)에 낙찰 받은지 2년 3개월만이다.

김 회장은 16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벤처밸리 NS홈쇼핑 별관에 마련된 나폴레옹 갤러리 개관식에 참석해 “나폴레옹의 이각모를 구매한 직후 상설 갤러리를 열고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예상보다 시간이 길어지긴 했지만 갤러리를 열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그는 나폴레옹 갤러리 오픈과 관련해 “현실에 냉소적인 젊은이들에게 긍정적인 마음과 도전정신을 심어주고 싶었다”며 “그러나 나만의 경험만 가지고는 이런 정신을 전달하기 어렵다고 생각했고 나폴레옹의 이각모를 통해 그의 도전정신을 전달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길이 50㎝ 남짓한 나폴레옹 이각모는 비버 모피로 제작된 프랑스식 펠트모자다. 나폴레옹이 패전 위기까지 몰렸던 승전한 1800년 6월 마렝고 전투에서 착용한 모자로 유명하다.

이탈리아 평야 마렝고에서 펼쳐진 마렝고 전투는 나폴레옹이 4만의 군대를 이끌고 ‘난공불락의 요새’인 알프스 산맥을 넘어 오스트리아군과 싸워 이긴 전투다. 많은 사람들이 나폴레옹의 ‘내 사전의 불가능은 없다’는 명언을 떠올리게 하는 전투로 알려져 있다.

김 회장은 나폴레옹 황제의 이각모를 구매하기 위해 2014년 11월 16일 오세나 경매장에 대리인을 직접 파견했다. 낙찰 막판까지 일본의 한 박물관과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여 예상보다 5배 비싼 가격에 낙찰됐다. 전세계 19개가 남아 있으며 2개만 민간인이 소장하고 있다.

나폴레옹의 이각모에서 드러나는 도전정신과 김홍국 회장과의 인생과 닮은 부분이 있다. 김 회장은 자수성가한 경영인이다. 공직자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공부보다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아들을 향한 부모님의 탐탁치 않은 눈빛에도 홀로 자신만의 길을 개척했다. 그는 농고에 진학해 관련 전문지식을 쌓으면서 고등학생 시절 축산사업자로 등록하고 양계장을 직접 설계해 닭 1000여 마리와 돼지 30마리를 기르며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1978년 전북 익산에 육계농장을 설립했고 1987년 하림식품을 설립, 사육·사료·가공 유통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특히, 농장-공장-시장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삼장 통합경영시스템을 업계 최초로 도입해 생산원가와 물류구조를 대폭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5년에는 부도 직전의 팬오션을 JK파트너스와 컨소시업을 구성해 약 1조79억5000만원에 인수했다. 곡물에서 축산 및 유통까지 수직계열화 확대를 통해 하림을 글로벌 사료회사인 카길에 버금가는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김 회장의 도전정신이 반영된 결정이다.

김 회장은 도전정신을 가로막는 정부 규제가 완화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쟁국 수준으로 규제를 완화해야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이날 개관식에서 김회장은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대기업에 대한 규제가 가장 많고,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은 가장 많은 나라”라면서 “정부가 간섭을 한다고 해서 계획대로 되는 건 아니다. 규제를 완화해서 경제인들이 창의적인 경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림그룹은 올해 대기업 집단에 포함될 전망이다. 직전 사업연도 자산총액이 10조원 이상인 기업 집단을 대기업 집단으로 분류하는데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되면 신규순화출자와 채무보증 등에 제한을 받는다. 하림그룹은 지난해 자산 규모 10조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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