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인마!" "돈은 있어?" 고성 오가는 위메프 본사…'환불런' 대혼란

피해자 200여명 삼성동 사옥서 환불 요구
"환불해라" 위메프 대표 공정위 출석도 막혀
  • 등록 2024-07-25 오후 6:02:34

    수정 2024-07-25 오후 6:02:34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야 인마!” “순서가 안 맞잖아!” “돈은 있는 거야?”

25일 오후 5시 서울 삼성동 위메프 본사 1층 로비는 사람들의 고성으로 가득찼다. 본사 로비는 싱가포르 기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큐텐 계열사인 티몬·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가 불거지자 위메프와 티몬으로부터 환불을 받으려는 구매자와 지연된 정산대금을 요구하는 판매자 등이 뒤섞이며 혼란이 이어졌다.

25일 오후 서울 삼성동 위메프 본사 1층 로비에서 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환불을 요구하는 구매자와 판매자에게 안내하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위메프는 본사로 몰려든 구매자를 위해 전날 오전부터 본사 로비에서 환불과 피해 접수 절차를 시작했다. 이날 오후 12시께까지 현장에서 처리한 환불 건수는 700건을 넘겼지만 그 이후로도 소비자가 계속 모여 환불 창구는 마비 상태에 이르렀다.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렸던 이날 점심 시간엔 수백명 넘게 기다리며 50m가 넘는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이날 오후에도 환불 대기자는 수백명에 달했다. 위메프뿐 아니라 회사 차원에서의 대응이 없던 티몬의 고객까지도 위메프 본사로 몰리며 위메프 본사 앞은 더욱 혼란스러웠다.

이날 위메프와 고객 간 갈등이 빚어진 가장 큰 원인은 접수 순서였다. 위메프는 전날부터 환불 신청서를 접수했는데 이를 늦게 낸 고객이 먼저 환불을 받는 일이 다반사였다.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는 QR 코드를 통한 온라인 환불 접수를 안내했지만 수기 접수자도 환불을 못 받으면서 갈등이 커졌다.

긴 대기 시간에 환불마저 원활히 진행되지 않으면서 고객들도 예민해졌다. 800만원가량의 여행 상품을 환불받으려 이날 점심부터 기다렸다는 김모씨는 “환불을 도대체 이렇게 진행하는 것이 어디 있느냐”며 “환불을 안 해주려고 일부러 그러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날 오후 4시에는 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출석하기 위해 사옥을 나섰지만 고객들이 길을 막아서며 결국 빠져나가지 못했다. “(류 대표가) 가면 누가 환불 해주냐” 등 고성과 욕설도 나왔다.

류화현 대표와 권민수 위메프 본부장은 결국 로비 안으로 들어와 다시 성난 고객들을 상대하고 있다. 환불 절차부터 접수 순서 등 다시 설명에 나섰지만 의미 없는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류 대표는 전날 밤 12시에 본사에 도착한 이후 17시간 동안 현장을 지키고 있다. 그는 최대한 오늘까지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환불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류 대표는 “정산 미지급 등 사태를 통감하고 있다”며 “최대한 소비자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25일 오후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으러 가려는 류화현 대표를, 구매자와 판매자 등이 막아서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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