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금융은 벌써 13거래일 연속으로 고려아연을 순매수하고 있다.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종료일(10월 23일) 이후 단 하루도 빼먹지 않고 매수 행진을 이어온 것이다. 특히 고려아연의 2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결정으로 주가가 급락한 10월 30일과 31일 각각 452억원, 486억원 어치를 사들이면서 주가가 빠질 때마다 매수 규모를 늘렸다.
기타금융은 NH투자증권 창구를 통해 주식을 매집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20일간 매도 상위 증권사는 키움증권, 매수 상위 증권사는 NH투자증권인데 키움증권은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반면 NH투자증권은 기관 비중도 함께 높은 증권사로 분류된다. 특히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NH투자증권의 조력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해당 창구를 이용해 매수한 기타금융의 정체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지분 7.48%(154만8609주)를 보유 중이다. 이날 종가(112만5000원) 기준 1조7422억원 규모다. 앞선 연기금의 매도 규모를 국민연금의 매도로 가정하더라도 전체 보유 지분 가치의 3.6%에 그친다. 실제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된 지난 3분기에도 7만1766주를 매도해 매도 규모가 크지 않았다.
한편 고려아연은 유상증자 최종 철회 여부를 두고 막바지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 이번주 중 이사회를 열고 철회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조사 계획을 고려할 때 철회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데, 유증이 막힐 경우 MBK·영풍과의 임시 주주총회 표 대결에 앞서 의결권 확보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의 우호 지분의 이탈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보유 중이던 고려아연 지분 0.8%(15만8861주)를 모두 처분했다. 매각 시기는 고려아연 공개매수 이후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우군 한국타이어 역시 자회사 한국프리시전웍스를 통해 고려아연 공개매수 기간 동안 지분 1만주를 사고 팔아 8억원의 차익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