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안혜신 기자] 회사채 시장이 연말을 앞두고도 활황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업종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같은 BBB급 비우량채임에도 조선 업종은 목표치가 훌쩍 넘는 자금을 모으며 흥행하고 있지만, 유통업종은 외면을 받고 있다. 실적에 따라 회사채 인기도 철저히 나뉘는 분위기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기록한 5개 기업 중 풀무원식품과 코리아세븐 등 2개 기업이 유통관련 업종이었다.
유통업종 회사채의 땅에 떨어진 인기는 최근 들어 특히 눈에 띄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서고 있는데 이마저도 미매각이나 간신히 수요를 채우는 등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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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급인 코리아세븐도 총 500억원 모집에 절반이 조금 넘는 370억원의 주문을 받는데 그쳤다. 1.5년물과 2년물 단기물로 트렌치를 구성했음에도 미매각을 피하지 못했다. 코리아세븐은 특히 최근 유동성 위기가 대두되고 있는 롯데그룹 계열사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같은 A급이면서 등급전망도 ‘안정적’인 팬오션이 2년물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규모 300억원의 9배가 넘는 2820억원의 자금이 끌어모은 것과 확연히 비교되는 분위기다.
다만 이날 수요예측을 진행한 GS리테일은 유통업종임에도 AA 신용등급에 힘잆어 총 1500억원 모집에 5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모으는데 성공했다.
유통업체를 향한 싸늘한 시선과 달리 조선업종 회사채는 ‘없어서 못사는’ 상황이다. 최근 한화오션(042660)(구 대우조선해양)은 1.5년물과 2년물 총 500억원 모집에 8배가 넘는 4200억원의 자금을 끌어내면서 치열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화오션 신용등급은 BBB+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종은 소비 침체와 업체간 가격 경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같은 신용등급이라면 투자를 선호하지 않는 분위기”라면서 “조선업종의 경우 실적 뿐 아니라 대표적인 트럼프 수혜주라는 점도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