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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네이버 등이 전쟁을 벌이고 있는 국내 공공·금융 클라우드 시장에 카카오도 참전한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이 계속 커지는 가운데 카카오까지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시장이 달아오를 조짐이다. 클라우드란 서버, 소프트웨어(SW) 등의 IT자원을 필요할 때마다 인터넷을 통해 사용할 수 있는 컴퓨팅 서비스다.
KT·네이버·NHN 선점한 공공 시장, 카카오 브랜드 통할까
30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다음달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를 위해 데이터센터 내 공공기관 전용 클라우드 존(공공기관을 위한 별도의 클라우드 인프라)을 구성하고, 이달 들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로부터 클라우드 보안 인증(CSAP)을 획득했다. 이 인증은 공공기관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는 자격을 주는 것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7월 중 공공 클라우드 존을 통해 서비스(카카오 i 클라우드)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T는 5년 전인 2016년(10월),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듬해(2017년 2월) 클라우드 보안 인증을 받아 이 시장을 주도해왔다. 삼성SDS, LG CNS도 인증을 받았지만 존재감은 다소 떨어진다. LG CNS는 올해 이 인증을 갱신하지 않아 임시 취소된 상태다. 자체 공공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다 네이버 같은 클라우드 기업과 협력하는 클라우드 매니지드 서비스(MSP) 사업 모델에 더 집중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카카오는 비록 후발 주자이긴 하나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데다 공공 클라우드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어 기회가 있다는 예상도 있다. 올해 공공 분야 민간 클라우드 이용 예산은 3500억원에 달한다.
내년엔 ‘금융 클라우드 존’도 오픈…인재 쟁탈전 치열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공공을 넘어 금융 분야까지 노리고 있다.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금융 클라우드 존을 만들어 금융권 공략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아마존 등이 민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 금융 등 규제가 강한 분야를 위주로 시장에 진입하려는 것”이라고 평했다.
세 회사 모두 공공·금융 분야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는 모양새다. 지난해 기준 클라우드 관련 사업 매출은 KT가 4000억원, 네이버는 2700억원, NHN은 1600억원 수준이었다. KT의 경우 데이터센터(IDC) 사업 매출까지 포함한 숫자라 실제 클라우드 매출은 더 적을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센터도 앞다퉈 확장하고 있다. 네이버, NHN은 세종시와 김해시에 각각 두 번째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으며, KT도 최근 용산 데이터센터를 완공했다. 카카오 역시 처음으로 안산시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는 가운데 향후 카카오엔터프라이즈까지 별도 데이터센터를 설립할 수 있다는 관측도 벌써부터 제기된다.
기업 간 인재 쟁탈전도 치열하다. 2019년 12월 출범 당시 500명 규모였던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임직원 수는 1년여 만에 이미 900명을 넘었다. 네이버클라우드도 올해만 100명 이상 인원이 늘어 800명에 육박한다. 두 회사 모두 본사를 제외한 계열사 가운데는 최대급 규모다. KT, NHN도 적극적으로 인재 영입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