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 이용을 금지한 대한변호사협회(변협)에 과징금을 매겼다. 자유로운 경쟁과 소비자들이 변호사를 선택할 권리를 제한했다는 판단에서다. 변협은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지만, 업계는 결과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보지 않는 분위기다.
로톡 운영사인 로앤컴퍼니는 물론 기존 사업자단체들과 갈등을 겪고 있는 스타트업 업계는 이번 결정을 환영했다. 나아가 공정위의 결정이 리걸테크 시장을 비롯한 플랫폼 혁신의 불씨를 살리는 전환점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법무부는 석 달이 돼 가도록 징계위원회를 열지 않고 있다. 업계에선 법무부가 변호사 기득권을 지키려는 건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최근 로톡은 직원 50%를 감원하기로 하고, 사옥을 내놓는 등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바람 앞에 촛불 신세다. 공정위의 결정이 로톡의 공정거래법 위반 신고 이후 무려 20개월만에 나온 영향이 컸다. 그 사이 로톡 가입 변호사 수는 절반으로 줄었고, 경영상 심각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늑장 결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플랫폼은 업계에 경쟁을 유도하고, 더 나은 서비스를 낮은 가격에 제공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윤석열 정부도 스타트업 혁신을 ‘죽이는’ 규제를 막겠다고 한 정부다. 법무부가 결정을 미룰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