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국감]금융결제원장, 퇴직하면 연봉 1억 상임고문 '셀프임명'

상임고문 7명 모두 전임 금융결제원장 출신
월 500만원 수준 고문비에 고급승용차까지 연 1억원 대우
고문은 한달 3건에..홍성국 의원 "감사 무풍지대 뿌리쨰 뽑아야"
  • 등록 2020-10-07 오후 3:07:23

    수정 2020-10-07 오후 3:07:23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금융결제원 원장 출신들이 퇴직 후에도 ‘상임고문’에 위촉돼 특혜를 받아온 정황이 드러났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결제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역대 금융결제원장들이 퇴직 후에도 상임고문으로 위촉돼 월 500만원 가량의 고문료를 비롯해 1년에 1억원 이상의 업무추진비를 받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 산하기관인 금융결제원은 금융위의 정관에 의거해 상임고문 1명을 둘 수 있다.

금융위의 정관을 보면 △결제원은 결제원 운영에 관한 자문을 위해 상임고문 1인을 둘 수 있고 △상임고문은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인사 중에서 총회의 승인을 얻은 후, 신임 원장이 위촉한다고 돼 있다.

그런데 금융결제원은 상임고문 7명 모두 전임 금융결제원장에서 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임 원장이 위촉을 했다고 하지만 사실상 ‘셀프 위촉’이라는 게 홍 의원의 지적이다. 게다가 상임고문의 위촉기간은 1년이지만 연장을 통해 최대 3년에서 최소 1년간 상임고문자리를 유지했다.

[홍성국 의원실 제공]
상임고문은 고문료 월 500만원을 포함해 업무추진비 월 190만원, 전용차량과 유류비 실비 지원 등 과도한 특혜를 받아왔다.

2019년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상임고문을 맡던 이흥모 전 금융결제원장의 경우, 고문료 연 6000만원, 업무추진비 연 2190만원을 비롯해 제네시스 G80 차량 제공, 유류비 연 422만원, 건강검진비 200만원 등 1억원의 특혜를 받았다. 하지만 이 같은 특혜를 받으면서도 상임고문 자리에서 자문을 한 횟수는 1년에 42건으로 월 평균 3.5건에 불과했다.

2016년 4월부터 2018년 4월까지 2년간 상임고문을 맡았던 김종화 전 금융결제원장 역시 연 680만원의 고문료와 1687만원의 업무추진비, 그랜저 HG 차량제공, 연 218만원의 유류비와 198만원의 건강검진비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 결제원장 역시 2년간 62건의 자문을 했는데 월 평균으로 치면 2.6건이다.

홍 의원은 “사실상 퇴임한 장관보다도 나은 과도한 특혜를 누려올 수 있었던 건 제대로 감사하지 않았던 탓”이라며 “감사의 무풍지대에서 오랜 관행처럼 굳어진 특혜성 예우를 뿌리째 뽑을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홍성국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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