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11번가의 매각 작업이 장기화되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 매각은 예상보다 낮아진 기업가치와 급변하는 이커머스 시장 환경에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SK스퀘어와 재무적 투자자(FI)들은 올해 말 예정된 콜옵션 행사 여부를 앞두고 다양한 자금 회수(엑시트)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는 연말로 예정된 FI 지분에 대한 콜옵션 행사 여부를 두고 내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FI들은 앞서 몇 차례 매각 협상이 무산되자 SK스퀘어가 옵션을 행사해 지분을 되사는 방향을 거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FI 입장에서는 원활한 엑시트를 위해 SK그룹의 콜옵션 행사가 필요하지만,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부분 매각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며 “지분율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11번가 매각 작업이 지연되는 또 다른 배경에는 급변하는 이커머스 시장 환경이 자리하고 있다. 쿠팡, 네이버쇼핑 등 주요 플랫폼들이 시장 점유율을 확장하며 중견 플랫폼들이 고전하고 있다. 오아시스가 잠재 원매자로 거론되던 시점도 있었으나, 티몬과 위메프의 매각 실패 사례가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다른 한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티몬, 위메프 등 매물로 나와 있는 기업들은 많지만 유통업계 분위기가 좋지 않아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라며 “신세계와 알리익스프레스 연합의 공세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판도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