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이어 소방관도 신입채용시험에서 남녀 분리채용을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하면서 여성 소방대원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1월 현재 여성소방공무원 비중은 8.8%(5733명). 하지만 남성과 여성을 동일한 기준으로 뽑는다면 과연 몇명이나 선택될지 의문이다.
이 같은 논란 속에서 이데일리는 여성 소방관이라는 편견에 도전하는 전지원(26·사진) 광진소방서 소방교(일반직 공무원 8급 해당)를 인터뷰했다.
그는 여성 소방관중에선 흔히 찾아보기 힘든 펌프차 탑승 요원이다. 펌프차 탑승요원은 화재진압의 선발대 역할을 하는 최전예 소방관으로 소방관중에서도 가장 위험에 노출돼 있는 자리다.
“화재진압일선 배치 관내에서도 반대 많았죠”
2008년 광진소방서가 생긴 이래 펌프차에 여성이 배치된 사례는 없었다. 전 소방교를 믿어준 건 현재 송파소방서 진압대장인 배기준 전 광진소방서 진압대장이었다. “여자든 남자든 본인이 원하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반대하는 대원들을 설득했다.
여성 소방관은 화재와 편견에 동시에 맞서야 한다. 전 소방교 역시 1.5인분의 역할을 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임한다고 했다. 순간적인 힘에서는 떨어질 수 있지만, 장비에 대한 기술적인 이해도나 지구력면에서는 노력에 따라 남성을 능가할 수도 있다는 자신감이다.
그는 “가장 무거운 장비인 송풍기도 혼자 충분히 들고 다닐만큼의 체력은 된다”며 “지구력을 요하는 화재진압 현장에서 체력면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채용 당시엔 여성의 체력 검전 기준이 남성의 60% 수준으로 낮지만, 훈련에서는 남녀 구분이 없다. 전 소방교는 “저보다 훨씬 뛰어난 체력과 열전이 있는 여성 동기가 편견때문에 내근직에 머무는 것을 보면 기회가 닿아서 현장을 출동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함께 진압현장에 나가는 한 동료는 “사명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임하는 태도가 장점”이라며 “열심히 해준 덕에 함께하는데 대한 믿음과 신뢰가 쌓이게 됐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