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둔화에 계엄사태 후폭풍까지…이창용 "추경 빠를수록 좋다"

물가설명회서 이례적으로 경제상황 발언 쏟아내
"소비심리 급락…4분기 및 올해 성장률 하락 가능성"
"추경 늦어질수록 경제성장 영향 ↓…소폭 경기부양 필요"
1월 '빅컷' 가능성에는 "데이터 보고 결정"
  • 등록 2024-12-18 오후 4:49:40

    수정 2024-12-18 오후 7:14:39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8일 계엄사태와 탄핵 정국 등의 국내 정치적 불안으로 당장 올해 4분기 성장률이 종전 전망보다 하락할 위험이 크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이미 한차례 하향 조정한 올해 연간 성장률도 재차 낮아질 수 있다고 봤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는 이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계엄사태 이후 “소비심리와 경제 심리가 급격하게 떨어졌다”면서 “4분기 성장률을 0.5%로 예상했는데 0.4%나 (그보다) 조금 낮아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서 2.2%로 예상했던 올해 성장률도 2.1%가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달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은 2.4%에서 2.2%로, 내년은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잠재성장률(2% 수준)을 밑도는 수준인 내년 성장률도 더 낮아질 수 있는 상황이다. 한은에 따르면 최근 국회에서 야당 주도로 통과된 ‘감액 예산안’은 정부·민간 소비를 감소시켜 내년도 성장률에 0.06%포인트 마이너스 효과를 낸다.

이에 이 총재는 성장률 방어 측면에서나 대내외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서도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등 재정정책이 빠르게 집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추경은 빠를수록 좋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며 “늦어질수록 내년도 경제성장에 주는 (긍정적인) 영향이 작다”고 했다. 또 “재정 정책이 긴축적으로 갈 필요가 전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소폭의 경기 부양을 하는 정도의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내수 부양 등을 위한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으나, 내년 1월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을 염두에 둘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데이터를 봐야 한다. 지금까지 나온 데이터로 봐서는 그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편, 최근 1400원대 중반을 유지하며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는 환율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환율이 1430원대 수준에서 계속 유지된다고 할 때 물가 상승률이 0.05%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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