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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유라시아그룹 에너지·기후·자원분야 헤닝 글로이스테인 국장은 연구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팬데믹이 ‘구리의 시대’로 가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아시아와 유럽국가에서 친환경과 디지털 부문에 막대한 지원금을 투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5세대(5G) 네트워크, 재생에너지 사업 등은 모두 구리가 대규모로 필요하다.
유라시아 그룹에 따르면 이같은 친환경·디지털 투자는 10년간 연간 구리 수요를 2.5%씩 증가시켜 2030년 3000만톤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이스테인 국장은 “현재는 전기차 분야가 구리 수요의 1%만 차지하지만 2030년에는 10%로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더해 전 세계 국가들은 구리를 원자재로 쓰는 친환경 인프라 건설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에는 디지털 경제에 향후 10년간 수십억 달러를 투입한다.
수요 증가에 따라 구리 가격 상승도 예상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 스탠리에 또한 구리의 빠른 반등을 점치면서 “전 세계적인 경기부양책과 중국의 인프라 분야 지출”을 회복세 견인의 원인으로 꼽았다.
구리의 시대의 주요 수혜자는 수출국인 남반구 국가들이다. 동시에 막대한 구리 수입국인 중국은 남미 국가와 호주에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글로이스테인 국장은 “구리 경제의 도래는 정치적 함의가 있다”며 “원자재 수입국으로서 중국이 가지는 지배적 지위는 구리 수출국가들에 대한 정치적 지렛대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라시아그룹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가공 구리 1300만톤을 소비한 세계 제1 구리수입국이다. 칠레의 경우 전체 수출의 3분의 1을 중국이 차지한다. 글로이스테인 국장은 “구리 판매량 증가로 중국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칠레 등은 타 국가와의 무역 교역이나 화웨이 장비 사용 및 미국 관계 정립 등에서 중국의 정치적 영향력 압박에 놓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페루 역시 중국 수출량이 유럽·미국 수출량의 2배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