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 전세가 ‘40억’…봄 이사철이 두렵다

아이파크삼성 전용 195㎡ 40억에 전세 거래
직전가 대비 8억 올라…임대차법 후폭풍 ‘여전’
  • 등록 2021-02-10 오후 3:44:24

    수정 2021-02-10 오후 3:44:24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지금 거래된 가격 다 정상거래입니다. 강남은 정부가 규제하면 규제할수록 집값 더 올라요.”(강남 삼성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최근 겨울 비수기를 맞아 주춤해졌다는 평가와 달리 강남권 주요 아파트는 아랑곳하지 않고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삼성 전용면적 195㎡ 전세 매물은 최근 보증금 40억원에 계약됐다.

서울 강남구 상성동 아이파크삼성 전경. (사진=네이버부동산)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아이파크 전용 195㎡ 전세 매물이 지난 8일 보증금 40억원(10층)에 계약됐다. 신고가다. 이 면적형의 직전 거래가는 지난 2020년 6월 22일 계약된 32억원(23층)이다. 무려 8억원의 보증금이 뛴 셈이다.

2004년 준공된 아이파크삼성은 최고 46층 3개동, 전용면적 145~269㎡ 총 449가구로 이뤄진 한강변에 자리잡은 고급 아파트다. 2001년 분양 당시에는 최고 분양가가 8억3780만원으로, 일부 가구는 미분양이 나기도 했지만 지난해 공시가격은 65억6000만원으로 전국 1위를 기록한 단지다.

최근 전세 신고가 현상은 정부의 새 임대차법에 따라 세입자들이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2년 더 눌러앉으면서 전세 매물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 여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동 인근 A공인 관계자는 “강남중에서도 이곳은 품귀현상이라 전셋값이 아직도 오르고 있다”면서 “매물 자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새 임대차법 때문에 대부분은 계약을 연장하다보니 집주인들이 신규로 전세를 내놓을때는 가격을 대폭 올린다”면서 “4년 거주치를 한꺼번에 올린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현재 이 단지의 전세 매물은 3개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용 175㎡ 전세 매물조차 40억원에 매물을 내놨다.

또 다른 B공인 관계자는 “현재 매매가도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면서 “30평대를 50억 이하로는 내놓지도 않고 이제는 평당 1억원까지 얘기한다. 65평이 65억 수준”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른 지역은 모르겠지만 정부에서 규제하면 규제할수록 가격이 더 오르는 곳이 강남”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설 연휴 이후 봄 이사철에는 새 아파트 임차수요가 늘어나는 것과 맞물려 전세난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새 임대차법이 아직 과도기 상황이라 서울에서도 강남권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번 2·4대책에 따라 향후 기존주택 멸실 증가와 이주 수요 집중에 따라 전세시장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고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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