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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와 공조 강화…‘바이오 리더’ 등극 야심 드러내
바이오는 이 부회장이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 중 하나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점찍은 5대 신수종 사업(태양전지·자동차전지·LED·바이오·의료기기)과 이 부회장이 선정한 4대 신수종 사업(인공지능·5G·전장부품·바이오) 중 유일하게 겹치는 분야라는 점은 이를 극명히 보여준다. 지난 8월 가석방 출소 직후 향후 3년간 240조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코로나19 이후 미래준비’ 계획을 발표하면서 바이오산업에서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이 부회장이 16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州) 케임브리지 파이어니링 본사에서 모더나 공동 설립자이자 이사회 의장인 누바 아페얀 의장과 회동한 건 삼성의 바이오산업 역량을 극대화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두 사람은 최근 진행된 코로나19 백신 공조를 넘어 향후 추가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5월 모더나와 백신 생산 계약을 맺고 10월부터 국내 출하를 현실화시킨 상태인데, 이를 계기로 양사는 백신 위탁·생산 관계를 넘어 바이오산업 전반에 대한 협력 및 공조에 나설 공산이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 부회장이 만난 아폐얀 의장은 바이오 제약 관련 투자회사인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을 통해 혁신적 바이오텍을 발굴·육성해 온 업계 리더로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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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판은 깔려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버라이즌에 약 7조9000억원 규모의 5G 이동통신 장비를 포함한 네트워크 솔루션을 지속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국 통신장비 산업 전체를 통틀어 역대 최대 규모의 단일 수출 계약이었다. 양사는 2018년 세계 최초로 5G 홈(5G FWA, Fixed Wireless Access) 서비스를 상용화한 데 이어 2019년 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상용화하는 등 지속해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기도 하다. 업계에서 이 부회장과 베스트베리 CEO간 만남을 계기로 양사가 향후 비욘드(Beyond) 5G, 6G 등 차세대 통신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해 갈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두 사람은 인연이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2010년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 각각 삼성전자 부사장과 스웨덴 통신기업 에릭슨 회장 자격으로 나란히 참석한 것을 계기로 10년 이상 친분을 이어오고 있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이 부회장은 전담 조직 구성, 연구개발 지원, 마케팅까지 전 영역을 진두지휘하며 5G 통신장비 사업을 비롯한 삼성의 차세대 통신 시장 개척을 주도해왔다”며 “버라이즌을 비롯한 글로벌 ICT 업계 리더들과 활발히 교류하며 5G 네트워크 통신장비 영업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