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아니면 도?"..넥슨의 코빗 인수 성공할까

지주사 NXC, 913억원 투자해 코빗 지분 65% 확보
"유망성을 보고 투자한 것..경영권 관여 안한다"
장기적으로는 기술력 확보 및 게임사업 활용할수도
  • 등록 2017-09-27 오후 4:09:05

    수정 2017-09-27 오후 4:57:13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엔지니어 출신인 김정주 NXC대표가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혁신을 채택한 것이다.”

넥슨 지주사 NXC의 가상화폐거래소 ‘코빗’ 인수가 업계 안팎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핀테크 업계와 게임 업계에서는 NXC가 단순 투자는 물론 장기적으로 게임사업에 넥스트 인터넷이라 불리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까지 감안한 것으로 보고 있다.

블록체인은 P2P(peer to peer)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신뢰 네트워크’를 뜻한다. 즉, 정부와 은행 등 중앙 기관들이 운영하는 서버가 사라지는 새로운 형태의 인터넷이다. 당초 이 네트워크는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불특정 다수가 연결돼 신뢰성을 확보할 근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8년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등장하면서 P2P 네트워크에서도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NXC는 지난 26일 국내 3대 가상화폐거래소 가운데 하나인 코빗을 912억5000만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준(準)대기업집단 선정 이후 첫번째 대규모 인수 공시다.

이로써 NXC는 코빗 지분 65.19%를 확보했다.

NXC는 인수 배경에 대해 “가치있는 디지털 아이디어와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검토해왔다”며 “가상통화(암호화화폐) 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고 밝혔다.

인수 규모와 관련해서는 “전문가들로부터 자문을 받아 산정했고, 적당하다고 평가되는 가격을 치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NXC가 직접적으로 게임업계 이외에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NXC는 지난 2013년 온라인 레고 거래사이트 ‘브릭링크’를 인수했고, 지난 2014년 1월에는 명품 유모차로 잘 알려진 유아용품 업체 스토케를 인수한 바 있다.

NXC는 인수 이후에도 코빗 경영에는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NXC는 “앞서 인수했던 스토케 등과 마찬가지로, 경영권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기업 자체를 유망하게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핀테크 업계 및 게임업계에서는 단순 투자목적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기술력을 확보하고 활용하는 데도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국내 주요 가상화폐거래소 중 하나인 빗썸은 게임아이템 거래사이트인 아이템매니아와 제휴해 포인트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해오기도 했다.

홍준영 핀테크연합회 대표는 “한국이 5% 이상의 성장을 이어가려면 구글이 딥마인드를 인수한 것처럼 혁신의 가치를 제값주고 사야 한다. NXC가 4차 산업혁명의 IoT 보안관을 담당할 블록체인 혁신을 채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NXC의 이번 결정에 놀랐다는 반응도 있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겨우 3만명 고객을 보유한 가상화폐 거래소를 거의 1000억원에 인수한 것은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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