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국내 난민 소송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난민사건 전담 국선변호인 제도 도입과 우수한 통역인력 채용 등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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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은 18일 청연재에서 국내 난민 재판의 현황 및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 방향을 논의하는 열린 강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소송대리인과 법무부 등 소송수행자 등이 참석해 난민 심사와 소송에 관련한 실무적인 어려움 등을 논의하고 개선점을 찾는 자리를 가졌다.
2024년 사법연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난민 지위를 인정해달라’며 낸 소송(1심~상고심)은 전국 법원 행정사건 중 20% 내외를 차지하고 있다. 1심 기준으로 2021년 전체 2만 3868건의 행정사건 중 난민 사건은 4356건에 달해 18.3%를 차지했다. 2022년은 전체 2만 1906건 중 7226건으로 13.6%, 2023년은 2만 1953건 중 2937건으로 13.4%로 집계됐다. 특히 상고심으로 갈수록 그 비율을 높아졌다. 지난해 상고심 행정사건 전체 3526건 중 난민사건은 1475건으로 41.8%에 달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영민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난민재판실무연구회 회장)는 최근 난민 소송에서 재신청자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난민 신청자들은 법무부 적격 심사에서 승인되지 않으면 소송을 통해 적격성을 주장하는데, 법원에서 기각되더라도 여러번 소송을 진행하는 사례가 늘었단 것이다. 김 판사는 구체적인 난민 주장 사례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강제 징집 또 전능신교 관련 중국 국적 공동원고 접수 사건, 2023 세계 잼버리 대회 입국자 난민 신청 등이 있다고 전했다.
소송이 늘어남에 따라 일각에선 체류 기간 연장 목적을 위한 소송이 대다수인만큼 효과적인 자원 분배가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실제 난민들도 체류 기간 연장은 그 자체로 목적이 되기 때문에 난민협약에 따른 충실하고 공정한 심사 절차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 서울행정법원은 18일 청연재에서 국내 난민 재판의 현황 및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 방향을 논의하는 제2회 열린 강좌를 개최했다. (사진=최오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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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 공익법센터 어필 변호사는 난민 재판에서 ‘체류연장 목적’이 법적인 평가 기준이 되는 것이 위험한 발상이라며 ‘박해 위험의 존부’가 그 기준이 돼야한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통상적으로 ‘오로지 체류연장을 목적으로’ 난민 신청을 한다고 판단되면 승인 거절 결정을 내리기 때문이다. 이 변호사는 “박해의 의미가 신체의 자유의 심각한 제한이 있을 때 뿐만 아니라 규범적합적으로 풍부하게 해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난민 사건이 형사 사건과 유사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며 “국선변호인제도를 난민 사건에 도입하는 것을 검토해달라”고 건의했다. 난민 사건의 대부분이 변호인의 조력없이 진행되는데 이 경우 신청인의 주장을 명확히 전달하기가 어려워 소송에서도 승소가 어렵단 것이다.
통역인에 관한 문제도 개선이 필요한 지점으로 꼽혔다. 이 변호사는 “통역인의 통역 능력 검증을 강화하고 원고가 통역인 재지정 요청이 있을 때는 이를 고려할 수 있도록 운영 돼야한다”고 짚었다. 김 부장판사도 “영어가 아닌 특수언어를 사용하는 경우에 법정에서는 이중통역이 이뤄지기도 한다”며 “통역인 확보가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