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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40년 전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살다 남편의 반복되는 의처증과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해 집을 나갔다.
당시 A씨는 8살, 6살 난 두 딸을 집에 두고 나오며 평생 그리움과 죄책감에 시달려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집을 나간 이후에도 딸들이 보고 싶어 살던 집 근방을 찾아가기도 하고, 친정 근처까지도 간 적이 있지만, 남편에 대한 두려움과 범죄 트라우마로 번번이 집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포기하고 돌아갔다.
A씨의 남편은 오토바이를 타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A씨를 찾아다니다 5년 만에 사고를 당해 41살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A씨는 수년이 흐른 뒤 동사무소에 서류를 떼러 갔다가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지난달 29일 가게에서 손님과 시비가 발생해 경찰이 출동했고, A씨의 인적사항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A씨가 사망자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A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중부서 여청과 직원들은 A씨가 딸의 주민등록번호를 그대로 기억하고 있는 것을 토대로 행정기관 도움을 받아 가족 상봉을 도왔다.
백기동 서장은 “실종 선고 후 30년 동안 사망자로 간주돼 의료 및 복지혜택도 받지 못한 채 사회 사각지대에 놓여 살아온 A씨의 사연이 매우 안타까웠다”며 “경찰은 가족 상봉에 그치지 않고 실종선고 취소 청구 및 가종관계등록부 회복 절차를 돕고 긴급생계비, 긴급주거지원 등 기초 수급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