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있는 글로벌 투자회사들이 중장기적으로 암호화폐 가격이 랠리를 재연할 것으로 낙관했다. 다만 올해는 현재 수준 또는 소폭 상승하는 선에서 가격이 안정화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암호화폐·블록체인에 투자하는 미국 버텍스벤처스의 젠핑 리우 파트너는 3일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제1회 분산경제포럼에서 `암호화폐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주제의 세션에 토론자로 나서 “이틀전에 개인적으로 큰 금액을 암호화폐에 투자했다”고 소개한 뒤 “암호화폐 가격이 작년에 100% 이상 급등한 뒤 올들어 60% 정도 하락했는데도 투자자들은 비명을 지르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건전한 조정이라고 보며 아직도 가격이 싸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리우 파트너는 “아직 이 시장에서는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이 참여하고 있고 기관 투자는 크지 않다”며 “일본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이 투자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그들의 자금중 0.01%만 시장에 들어와도 굉장히 큰 수요가 생길 것인 만큼 지금은 이 가격에서 암호화폐를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올해는 안정화 단계가 될 것이며 가격이 현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가 투자하고 있고 최근 미국 대형 거래소인 폴로닉스를 인수하며 화제를 낳았던 스타트업 써클의 잭 리우 아시아 총괄이사는 “주식시장에서는 지수가 10% 정도 하락하면 겨울이라고 부르는데 암호화폐시장에서는 50% 정도는 빠져야 그런 얘기가 나온다”며 “실제로 다들 50% 정도 암호화폐 가격이 떨어지면 더 많은 투자자들이 살 것이라고 예견했지만 아직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런 점에서 아직 암호화폐시장은 겨울이라고 보기 어렵고 극심한 혹한기가 오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각 암호화폐별로 기술에 대한 명확한 경로가 나오고 있고 각국 정부 규제도 분명한 입장들이 나온 만큼 작년만큼의 불확실성은 없을 것”이라며 올해에는 지금까지 하락한 낙폭의 절반 정도를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더 기대된다”며 암호화폐들이 에코시스템을 만들어 간다면 가격이 더 뛸 것으로 기대했다.
정희훈 DFJ아테나 대표도 “올해에는 암호화폐 가격이 굉장히 낮은 한 자릿수 상승률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암호화폐는 금(金)시장을 넘어 원유시장도 뛰어 넘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런 점에서 암호화폐가 디지털 골드를 넘어 디지털 오일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