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식사하세요” 친절에…눈 전부 치우고 간 굴착기 기사 [따전소]

부모님 편의점서 근무한 A씨,
굴착기 기사에 식사 자리 제공
보답으로 인근 눈 전부 제설작업
“폭설 속 인류애 충전…너무 감사해”
  • 등록 2024-12-02 오후 7:57:13

    수정 2024-12-02 오후 7:57:13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역대급 폭설이 쏟아진 11월 말, 식사 자리를 제공해줬다는 이유로 편의점 제설 작업을 도와준 굴착기 기사의 따뜻한 사연이 전해졌다.

경기 화성시 산업단지 인근에서 부모님이 운영 중인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A씨는 최근 인스타그램을 통해 감동적인 사연을 공유했다.

사진=인스타그램
A씨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굴착기 기사 B씨가 A씨의 편의점을 찾아왔다. 이날은 전국적으로 첫눈이 내린 27일에 이어 이틀째 많은 양의 눈이 쏟아지고 있었다.

당시 A씨는 부모님을 대신해 편의점에서 혼자 근무하며 길에 쌓인 눈을 치우고 있었다. B씨는 도시락과 라면을 구매한 뒤 “먹고 갈 수 있느냐”고 A씨에게 물었다.

당시 폭설 탓에 주변 식당들도 거의 문을 닫았고, 마땅히 식사가 가능한 곳이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A씨의 편의점 역시 야외 취식 공간은 눈으로 무너진 상태였으며 내부 테이블에는 물건이 잔뜩 쌓여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A씨는 하루 종일 제설 작업을 하고 늦은 시간 식사를 하러 온 B씨를 그냥 보낼 수 없었다. 결국 A씨는 자신이 앉아있던 계산대의 자리를 B씨에게 양보하기로 했다.

A씨는 “테이블을 치운 뒤 계산대 의자를 기사에게 내어주고 식사를 하게 했다”며 “나는 그냥 조금 서 있으면 됐다”고 설명했다.

사진=인스타그램
그렇게 편의점에서 식사를 마친 B씨는 “눈 좀 치워드릴게요”라며 밖으로 나갔다. 그 말을 들은 A씨는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있는 길 하나 만들어주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잠시 후 A씨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B씨가 편의점 인근 도로를 비롯해 주차장에 쌓인 눈까지 모두 치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굴착기 비용도 비싸다고 들었기에 A씨는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A씨는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어 커피와 유자차, 과자 등을 챙겨 B씨에게 건넸다. 하지만 B씨는 “돈 받으려고 그런 것 아니다. 덕분에 편하게 먹었다”고 오히려 감사 인사까지 건넸다. B씨는 30여분간 제설 작업으로 도로를 깨끗하게 치운 뒤 돌아갔다.

A씨는 “폭설 속에서 인류애를 충전했다. 겨우 식사 공간 마련해드린 정도로 이런 호의를 받아도 되는지 너무 감사했다”며 “주전부리를 챙겨드렸는데 턱없이 부족한 것들이라 홍보라도 됐으면 해서 영상을 만들어 올려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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