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500명 “K뷰티 찾아왔어요”…베트남서 열린 ‘동행축제’[르포]

해외서 첫 개막행사…소상공인 판매처 확장
베트남에 없는 체험공간…현지 발길 이어져
롯데와 협력해 수출상담회·팝업스토어 개최
“바이어 만나기 어려운데 동행축제가 큰 기회”
  • 등록 2024-08-29 오후 5:53:26

    수정 2024-08-29 오후 5:53:26

[하노이(베트남)=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K뷰티에 관심이 많아서 네일아트 체험을 신청했어요. 베트남에는 체험형 공간이 없는데 한국 제품을 무료로 써볼 수 있다니 엄청난 기회죠.” (베트남 인플루언서 미비 디엔 암 씨)

“남편이 한국에 갔다가 화장품을 선물로 사왔는데 매우 만족스럽더라고요. 한국 화장품을 많이 사용해서 다른 좋은 제품을 찾으러 와봤어요. ” (응우옌 티 트엉 씨)


29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롯데몰. 명품 브랜드 매장으로 둘러싸인 1층 한가운데 영문으로 ‘코리아 쇼핑 페스타’(Korea Shopping Festa)라고 적힌 팝업이 등장했다. 국내 중소기업·소상공인 제품 판매 촉진행사인 ‘동행축제’가 해외까지 무대를 확장한 것이다.

29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롯데몰에 열린 동행축제 소상공인 팝업스토어. (사진=중소벤처기업부)
K뷰티·푸드 경험의 장…현지인 관심 ‘후끈’

이날 동행축제 팝업스토어는 평일 오전 시간대였지만 현지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K뷰티에 관심이 많은 20~30대 여성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현지 인플루언서들이 카메라 앞에서 한국 화장품을 소개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팝업스토어에 전시된 제품은 모두 소상공인 브랜드로 중소벤처기업부가 소상공인의 판로 개척을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방문객들은 현장에서 제품을 체험한 후 쇼피, G마켓글로벌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팝업스토어 운영 종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제품 판매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장에서는 한국에서 초빙한 전문가들이 베트남 현지 고객을 위해 메이크업과 네일아트 체험 이벤트도 진행했다. 베트남에는 팝업스토어와 같은 체험형 공간이 활성화되지 않아 이번 행사가 더욱 특별하다는 게 현지인들의 공통된 얘기다. 프리오픈이었던 지난 28일에만 1500명의 방문객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된다.

현지 직원인 디유 린 씨는 “베트남에서 K뷰티, K푸드 등 한국 제품이 워낙 인기”라며 “하노이의 명소인 롯데몰에 한국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됐다는 점에서 반응이 뜨겁다”고 전했다.

베트남 인플루언서 칸 린 씨가 29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롯데마트 내 소상공인 제품 판촉전에서 떡볶이를 시식하고 있다. (사진=김경은 기자)
같은 시각 지하 1층 롯데마트에서도 중소기업·소상공인 제품 판촉전이 진행됐다. 떡볶이, 라면 등 K푸드를 시식할 수 있는 공간과 포토존 등 다양한 체험 요소를 마련했다.

현장에서 만난 인플루언서 칸 린 씨는 “조금 맵긴 하지만 아주 맛있다”며 시식 중이던 떡볶이를 들어 보였다. 이어 “블랙핑크, 엑소 등 K팝으로 시작해 한국 문화에 관심을 키워 왔다”며 “틱톡 채널을 통해 K푸드를 소개하고 싶어 촬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80여 기업 수출상담회…“수출 판로 확대 기대”

인근 L7호텔에서는 베트남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을 위한 수출상담회도 열렸다. 동행축제 참여기업 40개사와 롯데 입점기업 40개사가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등 유통기업 바이어들과 1대1 상담을 통해 판로 확대 기회를 모색했다.

8년째 비건 식품업체를 운영 중인 김근하 로크 대표는 “기존 수출 중심은 북미 시장이었지만 이번 동행축제를 계기로 동남아 시장을 본격 공략하려 한다”며 “베트남이 인구도 많고 채식 문화도 확산하고 있어 수출 물꼬만 튼다면 가능성이 충분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어 “스타트업들은 현지 바이어 미팅은 커녕 바이어 목록을 찾는 것도 어렵다”면서 “동행축제 참여 시 바이어 미팅에 드는 비용과 시간, 에너지를 아낄 수 있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뷰티 제조기업인 지니더바틀의 조윤수 대표는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해외 전시회를 많이 다녔는데 정부에서 직접 수출상담회를 지원해주는 나라는 한국뿐”이라며 “개인이 해외에 나가 바이어를 만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데 중기부와 롯데, 민관이 함께 함께 뒷받침해주니 든든하고 굉장히 기대가 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L7호텔에서는 동행축제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이 열렸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과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 쩐 씨 타잉 하노이시 인민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통등 조명볼 세리머니를 진행했다. 조명볼에는 한국과 베트남의 우호, 협력, 양국의 성장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았다.

오 장관은 개회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중요한 경제협력 파트너인 베트남에서 동행축제의 개막을 알리게 돼 매우 뜻깊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의 우수 제품들이 베트남을 시작으로 아세안, 세계 곳곳까지 알려질 수 있길 바라며 양국의 지속적인 경제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29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롯데몰에 마련된 소상공인 팝업스토어에서 현지인들이 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김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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