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피해 접수 하루새 500건…카카오 먹통 피해 보상은

'카카오 피해 접수센터'에 불과 하루만에 480여건 신고
헤어숍 등 '톡채널' 막혀 매출 황금시간대 손님 끊겨
'카카오맵' 쓰는 배달 대행 업체는 배달 요금 산정 못해
카카오 "이번 주 피해 신고 채널 마련…신고 내용 토대로 보상 논의"
"무료 서비스는 보상...
  • 등록 2022-10-18 오후 6:44:58

    수정 2022-10-19 오전 7:45:17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발생한 카카오 서비스 장애가 나흘째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은 가운데 이용자들의 관심은 피해 보상 논의로 쏠리고 있다. 카카오 측에선 아직 피해 신고 접수 채널을 마련 중이나, 소상공인연합회에 접수된 피해 건수는 하루 만에 500건에 육박하고 있다. 카카오가 이번주 중 신고 채널을 마련하면 접수 건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카카오T 등 유료 서비스 보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여론의 관심은 무료 서비스 보상 논의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18일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전날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카카오 피해 접수센터’로 접수된 피해 건수가 이날 오후 4시 30분 기준 480건을 넘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본부장은 “신고 접수 건수는 오늘 오전 200여 건을 기록하다가 현재는 400건을 넘었다”며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네일숍·헤어숍 ‘톡채널’ 막혀 고객 끊겨

아직 유형별 피해 건수가 집계되진 않았지만, ‘톡채널’로 인한 피해 사례가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톡채널은 쉽게 말해 사업자용 카카오톡으로 홍보, 마케팅, 주문 등에 주로 활용된다. ‘예약제로만 운영하는 네일숍·헤어숍·뷰티숍 등이 매출 황금시간대인 주말에 톡채널을 통한 예약이 불가능해지면서 고객 유입이 끊겨 손해를 봤다’ ‘테이크아웃 포장까지 마친 소비자가 기프티콘 결제가 되지 않아 구매를 취소하고 돌아갔다’ ‘카카오맵을 연계해 사용하는 배달대행업체가 거리에 따른 배달요금 산정을 할 수 없어 모든 거리에 기본요금을 적용하면서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 등의 피해사례가 접수됐다.

카카오 서비스의 주요 서비스가 대부분 정상화된 반면 톡채널은 장애 발생 나흘째인 이날까지도 완전히 복구가 되지 않았다. 카카오 측은 이날 오전 9시 “톡채널(이날 오전 9시 기준)은 광고성 메시지 발송 외 주요 기능 복구가 완료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용자들은 카카오 등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네이버 카페 서비스에는 ‘카카오톡 서비스 오류 피해자 모임’ ‘카카오 장애 피해보상’ 등 피해 보상을 요구하기 위한 카페가 만들어졌다. 집단 소송 등을 염두에 둔 카페들이다. 회원수는 아직 10여명 수준으로 많진 않다.

무료 서비스 보상 힘들 듯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는 서비스 먹통 대란이 발생한 다음 날인 16일 “피해 범위를 조사해 보상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로선 피해 보상 범위와 규모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킨 카카오는 이번 주 내로 피해 신고 접수 채널을 마련한다. 비대위에서 신고 받은 내용을 토대로 보상 대상과 범위 등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카카오의 일부 유료 서비스는 보상책을 내놓았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음악 플랫폼은 구독 기간 3일 연장이나 멜론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캐시 1500원어치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웹툰의 경우 장애 기간에 대여한 웹툰 회차의 열람 기한을 연장하기로 했다. 카카오 계열사가 아닌 곳 중에는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가 로그인 실패로 불편을 겪은 이용자들에게 3일치 거래 수수료를 지급하기로 했다.

윤예지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보상과 관련해선 SK와 책임 소재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 있으나 카카오T와 가맹 계약을 맺은 T블루, 벤티, 블랙 기사들의 영업 손실 보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카카오톡 등 무료 서비스에 관한 보상은 약관에 명시돼 있지 않아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는 구태언 변호사는 손해배상과 관련해 “법률상 재해복구(DR) 의무가 있는지, 무료 서비스인지 유료 서비스인지, 중대한 재산상 손해인지 생활 불편인지, 경쟁 서비스가 있는지 등을 고려해 이용자의 손해배상 여부가 판가름날 것”이라고 했다.

국회와 소비자단체는 보상을 촉구하고 있다. 최승재 의원(국민의힘)은 이날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피해 구제방안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무엇보다도 이번 사태로 큰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대한 정당한 보상과 국회 차원의 독과점 폐해 방지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도 전날 성명서를 내 “이번 장애로 인해 발생한 소비자와 소상공인들의 피해에 대해 실질적인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지난 15일 오후 3시 19분 SK C&C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시작된 카카오 서비스 장애는 아직 완전히 복구되지 않은 상태다. 주요 서비스 대부분이 정상화되긴 했으나, 메일·톡채널 등의 핵심 서비스 복구가 지연되고 있다. 다만 메일 서비스는 이날 중 복구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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