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위증교사 무죄에…'깜놀' 변호사들 "예상 벗어난 결과"

"구체적 증언 정해지지 않았다" 이유로 무죄
법조계 "예상외…방어권 지나치게 넓게 해석"
"직접 통화·변론요지서 제공에도 무죄 이례적"
檢 "법리 납득 어려워…항소심서 유죄 입증 최선"
  • 등록 2024-11-25 오후 5:24:26

    수정 2024-11-25 오후 5:24:26

[이데일리 성주원 백주아 최오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 1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하자 법조계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판결”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위증교사 혐의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후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는 25일 오후 위증교사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 대표는 2019년 2월 자신의 ‘검사사칭’ 관련 허위사실 공표 혐의 재판에서 고(故)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였던 김씨에게 거짓 증언을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위증 혐의가 일부 유죄로 인정돼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김씨가 이 대표의 검사 사칭 재판 증언을 했을 당시 일부 증언에 대해 위증 혐의를 인정하고, 동시에 통화를 바탕으로 이 대표의 위증교사가 있었다고도 판단했지만 무죄를 선고했다. 이 대표가 김씨의 위증 가능성을 사전에 알았거나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판사 출신의 A변호사는 “법원 판단 이유가 납득되지 않는다”며 “구체적인 증언 내용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변론요지서를 주고 그 방향대로 증언해달라고 한 정황이 있는데도, 이 정도는 ‘방어권의 범위’라고 본 것은 방어권을 지나치게 넓게 해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논리라면 앞으로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진녕 법무법인 씨케이 대표변호사는 “술을 마시고 운전했는데 음주운전이 아니라고 하는 것보다 충격적인 판결”이라며 “항소심에서 뒤집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형사법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B변호사는 “녹취 내용을 들어봐도 보통은 유죄가 나올 사안”이라며 “변호사들은 의뢰인에게 핵심 증인과의 통화 자체를 금지하는데, 이례적으로 직접 통화까지 한 사안에서 무죄가 나와 놀랍다”고 말했다.

법조계가 지적하는 이번 판결의 가장 큰 문제점은 위증교사의 성립 요건을 지나치게 좁게 해석했다는 점이다. A변호사는 “구체적인 증언 내용을 일일이 지시해야만 위증교사가 된다는 식의 판단은 앞으로 유사 사건에서도 유죄 판단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알찬 법무법인 세담 대표변호사는 이번 판결의 배경에 대해 “녹취록이 오히려 검찰에 불리하게 작용했다”며 “이재명 대표가 녹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발언했을 것이고, 이에 대한 설명의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항소심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증언 내용을 어디까지 알고 있었는지, 증언과의 연관성을 더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항소심에서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대해 “법리와 증거관계에 비춰 납득하기 어렵다”며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해 항소하고, 항소심에서 유죄 입증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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