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미래에셋생명의 PCA생명 인수가 마무리되면서 보험업계의 추가 M&A(인수합병) 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PCA생명을 끝으로 한동안 국내 보험사 M&A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많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보험사는 산업은행이 최대 주주로 있는 KDB생명이다. 하지만 여의치 않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4년부터 KDB생명 매각을 진행해왔으나 아직 소식이 없다. 지난해말에도 KDB생명 매각 본입찰을 실시했지만 우선협상자를 선정하지 않은 채매각을 연기한 상태다. 당시 본입찰에는 중국계 자본 한 곳만 응찰했으며 가격 등 인수조건도 맞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KDB생명의 장부가는 6500억원이지만 금융당국은 장부가 이상 매각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최소한 KDB생명의 몸값은 700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최근 생보업계 시장 전체의 수익성이 불투명해진 상태에서 매각가도 시장의 관측보다 지나치게 높은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사실 국내 보험권의 M&A시장은 크게 위축되고 있다. 보험사들이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으로 자본여력이 약화된데다 저금리 장기화로 역마진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총 자산 16조 8000억원 규모였던 알리안츠 생명이 지난해 4월 중국 안방보험에 300만 달러(약 36억 원)에 매각된 건 보험업권의 불확실한 경영상황을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최근엔 MBK파트너스가 대주주로 있는 ING생명 매각이 추진됐으나 무산됐다. MBK파트너스는 최근 중국계 자본과 협상을 벌였지만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후폭풍 등의 여파로 매각이 무산됐다. ING생명은 대신 IPO(기업공개)를 진행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과 수익성 악화에 따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매물이 나온 보험사들을 선뜻 매수하려는 세력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