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낀 세대’ 중년층, 부모 의료비 부담에 허리 휘청

  • 등록 2017-05-17 오후 3:34:37

    수정 2017-05-17 오후 4:39:06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우리나라 중년층(40~59세) 10명 중 6명이 부모 의료비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절반 이상이 부모 의료비 부담으로 1000만원 이상을 지출하고 있었다. 노년층의 노후준비가 미흡한 탓에 부모의 의료비 부담은 가중되는 가운데, 자녀에게는 자신들의 의료비 부담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있는 소위 ‘낀 세대’로, 중년층의 노후 의료비 지출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가 17일 발표한 ‘중년층(40~59세)의 부모 의료비 부담에 관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년층은 대체로 부모의 노후의료비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정작 본인의 노후 의료비를 자녀에 의존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다수가 노후의료비 준비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으나 자녀양육·교육비용 부담 등으로 노후 의료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 중년층이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녀에게 부양받지 못하는 첫 세대’인 소위 ‘낀 세대’로 부모 부양과 자식 부양으로 이중 부담을 느끼고 있는 세대라는 분석이다.

설문결과 응답자의 절반 수준(48.1%)은 부모 부양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그 이유로 부모 의료비(48.9%)와 생활비(47.6%) 등 경제적 부담을 주요 원인으로 들었다. 응답자 부모의 75.6%는 중증·만성질환 등의 질병으로 입원 및 장기 통원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으며, 주된 원인은 암(34.5%), 고·저혈압(27.6%), 뇌혈관 질환(24.7%), 당뇨(23.9%) 등의 순이다.

또 응답자의 10명 중 6명은 자녀인 본인이 부모의 의료비를 주로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부모의 의료비 책임 부담의 정도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응답으로 ‘생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까지 의료비를 부담(34.5%)하겠다’는 응답과, ‘빚을 내서라도 치료비를 마련(32.8%)하겠다’가 뒤를 잇어 60% 이상이 부모의 의료비에 대한 강한 책임감을 보였다.

실제 부모가 입원 및 장기통원 등을 통해 치료를 받은 응답자 가운데 본인과 본인외 다른 자녀(형제·자매)가 의료비를 부담한 경우가 각각 44.4%, 38.8%에 달했다. 부모가 직접 부담한 경우도 42.7% 수준으로 부모의 의료비를 자녀가 함께 부담하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부모의 의료비를 부담한 자 가운데 절반 가량은 1000만원 이상 의료비를 부담했으며, 3000만원 이상 부담한 경우도 20%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대부분(84.9%)은 자신의 노후 의료비 준비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으나, 생활비도 빠듯한 경제상황(58.7%)과 자녀양육·교육(52.7%) 등의 문제로 인해 노후의료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자신들에 대한 자녀의 노후의료비 부담에 대해서는 ‘당연하지 않다(60.2%)’, ‘미안하다(73.9%)’, ‘싫다(61.6%)’등 부정적 인식이 많았다.

이수창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은 “이제는 노후의 의료비 부담이 자녀 세대까지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할 때”라며 “노후에도 나와 가족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부모와 자녀를 부양하는 것만큼이나 자신의 노후 의료비 지출에 대해 미리미리 준비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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