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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 증권(ST·Security Token)은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해 자본시장법상 증권을 디지털화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금융당국이 이 토큰 증권의 발행과 유통을 허용(STO)하면서 부동산이나 미술품, 음악저작권 등을 자산으로 하는 가상자산이 제도권 안에서 발행·통되는 길이 열렸다. 실물 기초자산이 없는 가상화폐 발행과는 또 다른 개념인데, 그동안 조각투자로 불리기도 했다. 음악저작권에 공동투자하는 뮤직카우가 대표적으로 금융위원회의 샌드박스에 지정돼 있다.
STO시장은 내년 34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국내 토큰증권시장이 2024년 34조원, 2030년 36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정부가 STO 전면 허용 방침을 밝히면서 제도권 입성을 앞둔 만큼, 국내 금융사들의 시장 진출 속도에도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제한적 조건을 부과해 조각투자 증권의 발행, 유통 겸영 가능성을 테스트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로 예고됐던 법률 개정안 제출이 조금 늦어지면서 법 개정과 제도 운영 시점도 밀릴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현재 관련 시장과 법률 개정 추진 상황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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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시장은 신시장으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아 증권사, 블록체인 업계, 은행까지 뛰어들면서 판을 키우고 있다.
현재 구축된 STO 협의체 대부분은 증권사가 주도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STO 얼라이언스’, 미래에셋증권 ‘STO 비즈니스’, KB증권 ‘ST 오너스’, NH투자증권 ‘STO비전그룹’ 등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토스뱅크와 손잡고 ‘한국투자 ST프렌즈’를 결성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독일 지멘스 사례처럼 기업의 채권을 직접 토큰증권으로 발행하거나, 유통시장을 구축하는 등 토큰증권 생태계가 활성화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한다. 지멘스는 유럽 최대 엔지니어링 회사로 올해 초에 6000만유로(약 840억원)의 1년짜리 채권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발행한 바 있다.
또 △부동산 조각투자사업자 펀블 △예술품과 엔터테인먼트 사업자인 블레이드 Ent △ 핀테크 전문기업 아톤의 자회사 트랙체인 △예스24의 자회사인 미술품 조각투자사 아티피오 △전기차 충전 플랫폼기업 차지인 등 토큰증권 시장진출을 준비 중인 사업자들이 추가로 참여한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NH농협은행은 P2P, 가상자산거래소 등의 디지털 신시장 형성기에 금융기능을 제공해 시장안착에 기여해왔다”며 “새롭게 열리는 토큰증권 분야에서도 은행들과 협업해 시장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