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애 “미래세대 의견 더 듣고…탄소중립 기본계획 6개월 늦추자”

한정애 더불어민주당(국회기후변화포럼 대표의원) 국회의원이 6일 국회에서 열린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 국회 공청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국가기후변화포럼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문재인 정부 마지막 환경장관이자 국회기후변화포럼 공동 대표의원을 맡고 있는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년의 청사진인 ‘탄소중립 기본계획안’이 후퇴하면서 아쉽고 유감스럽다”며 “이렇게 늦어진 것 6개월 정도 순연해 제대로 국민들도 이해가 되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6일 국회기후변화포럼이 주최한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안) 국회 공청회’ 개회사에서 “빈용기 보증금제도가 법으로 정해진 시행일도 그냥 덮어버리고 아직도 시작되지 않고 있는데, 이건(탄소중립 기본계획)은 20년의 청사진이 제대로 그려져야할 문제인 만큼 20년 뒤를 봐야하는 세대와 더 논의를 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보다 공격적으로 확대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제사회에서 미국이나 유럽까지 가지 않더라도 일본만해도 재생에너지 발전 목표가 우리에 비해 공격적”이라며 “동아시아권에선 중국도 태양광과 풍력에너지를 석탄보다 훨씬 더 많이 깔고 있고, 인도는 말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동아시아권에서 중국과 인도의 재생에너지 관련 스타트업이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에선 거의 보이지 않는다”며 “화석연료 보조금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어 이 때문에도 경쟁력을 갖기 어려운 상황으로 이 보조금이 재생에너지에 지급된다면 왜 경쟁력을 갖지 못하겠냐”고 반문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이번 기본계획에 적응 부분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김정인 중앙대 교수는 “최근 ‘손실과 피해 보상’이 많이 강조되는데 우리는 적응이 거의 잊혀 있다”며 “가뭄이나 산불처럼 적응은 한번 놓치거나 무시하면 한번에 막대한 피해를 낼 수 있고, 적응은 인명과 너무 직결돼 있어 이런 부분은 반드시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탄소중립 전환 과정 취약층에 대한 지원 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거버넌스의 문제도 지적됐다. 5년 정권 교체기마다 탄소중립 계획이 크게 흔들리면서 대외 신인도 저하 등의 우려가 제기됐다. 강찬수 중앙일보 환경전문기자는 “전문가로 구성된 그림자위원회를 구성해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를 감시하고 평가하는 견제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회의 역할도 강조됐다. 안세창 환경부 기후변화정책관은 “ 유럽이나 미국처럼 우리가 직접적인 무역규제를 하긴 쉽진 않으나 산업구조를 전환시키는 법률이나 재생에너지 확대와 관련해 여러 걸림돌을 없앨 재생에너지 특별법이 국회 차원서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