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선거가 끝날 때까지 금리인하를 보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연준이 그것(금리인하)을 시도하고 싶어하는 것을 안다. 아마도 11월 5일 선거 전에 그렇게 할지도 모른다”며 이같이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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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과 마찬가지로 연준의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이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9~10일 미 의회 청문회에 이어 전날 이코노믹 클럽 행사에서도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2분기 우호적인 경제지표로 인플레이션이 2% 목표 수준으로 둔화하고 있다는 데 더 큰 확신을 갖게 됐다. 현재 긴축 수준은 인플레이션을 2% 이하로 끌어내리는 효과를 내고 있다. 2%까지 (금리인하를) 기다린다면 너무 오래 기다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은 파월 의장이 9월 금리인하를 못박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 대선에서 승리한다고 가정했을 때 연준이 선거 전에 금리를 내리면 추가 완화 여력이 줄어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뒤 금리인하를 요구하더라도 연준은 “이미 한 번 내렸다”며 방어가 가능하다. 최소한 시간은 벌 수 있다. 통화정책에 따른 미 증시 상승세도 선거 전에 실현될 가능성이 있다. 추가 상승 모멘텀이 축소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당시에도 항상 증시 상승은 자신의 정책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연준이 선거 이후 금리를 인하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향후 관세 인상 및 반이민 정책에 따른 부담을 덜 수 있다.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기 어려워서다. 전문가들은 관세 인상이 수입물가 상승 및 소비자물가 상승을 유발하고, 반이민 정책은 고용 악화 및 임금 인상을 촉발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떠넘긴 인플레이션에 대한 책임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뒤집어쓸 수 있다.
파월 의장은 금리인하 경로가 “정치적 일정과 관계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조금이라도 바이든 대통령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9월 금리인하를 서두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한 차례 금리인하로 경기회복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짧게라도 경기확장 국면을 조성할 수 있어서다.
이외에도 향후 트럼프 전 대통령 취임 후 인플레이션이 다시 치솟을 때를 대비하려는 움직임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금리인상 여력을 남겨두려 한다는 얘기다.
한편 9월 금리인하가 현실화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해고하는 등 복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자신의 뜻을 따른다는 전제 하에 2028년 파월 의장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