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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전세계 상장 암호화폐 수가 1만개에 육박했다. 중국이 초강력 암호화폐 규제안을 내놓는가 하면 각국 중앙은행은 디지털 화폐(CBDC)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하루에도 수십 개씩의 민간 암호화폐가 생겨나고 있다.
20일 암호화폐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세계 377개 거래소에 상장된 암호화폐 개수는 9953개에 이른다.
지난달 22일만 하더라도 9420개 정도였던 암호화폐 수가 한 달여 만에 500개 이상 늘어난 것이다. 하루 평균 18개씩 새로운 암호화폐가 등장하는 셈이다. 이대로라면 이번 주 1만개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에는 실질적인 가치가 없는 암호화폐도 많아 보인다. 도지코인의 영향인지, 전날만 해도 ‘치와와 토큰’ ‘아메리칸 시바’ ‘코르기 이누’ 등 개를 테마로 한 암호화폐가 생겨났다. 또 ‘핑크일론’ 등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서 이름을 따온 암호화폐도 나왔다.
암호화폐가 무더기로 쏟아지는 가운데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CBDC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암호화폐가 그간 중앙은행이 독점해온 화폐 발권력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CBDC란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전자적 형태의 화폐다.
중국이 자국 내 암호화폐 거래를 원천 봉쇄하는 규제안을 발표한 것도 ‘디지털 위안화’ 보급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이 내년 인민은행이 발행한 디지털 위안화를 보급할 예정인데, 이런 상황에서 암호화폐 시장이 커지면 디지털 위안화 보급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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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로 기축통화인 달러의 패권에 도전하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다”며 “이번 발표도 디지털 위안화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소식이 알려진 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대표적인 암호화폐가 폭락하며 시장이 요동쳤다. 비트코인은 30% 급락하며 1월말 이후 최저 수준인 3만달러선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중국은 암호화폐 채굴까지 금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네이멍구자치구가 암호화폐 채굴장 신고망 운영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한국은행도 올 하반기 CBDC 모의실험을 추진한다. CBDC 발행, 유통, 결제, 송금, 환수, 폐기 등 화폐 생애주기별 처리 업무를 수행한 뒤 도입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 사업에는 네이버 자회사 라인플러스와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 LG CNS 등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경쟁 구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