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지난달 우리나라의 미국향 태양광 모듈 수출단가가 전달 대비 27% 급락한 가운데 미국의 긴축 장기화 여파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 사진=이데일리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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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향 태양광 모듈 수출 판가는 톤당 3600달러로 전월 4900달러 대비 26.5% 감소했다. 고점인 지난해 10월 8100달러 대비로는 55.5% 하락한 것이다. 최근 고금리에 따른 태양광 수요 위축이 한 원인이란 분석이다.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전망으로 미 국채금리가 급등하는 등 자본시장의 변동성이 확대하면서 태양광 업체의 주가도 큰 폭의 하락폭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나스닥 증권 거래소에서 선런(Sunrun)은 마이너스(-) 10.51% 폭락했고, 선파워(Sunpower)는 -8.91%, 솔라에너지 테크놀로지스는 -5.37% 하락하는 등 연초 이후 이어진 태양광 업체들의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사 라자드(Lazard)가 지난 4월 발표한 ‘에너지 균등화비용(LCOE· Levelized Cost of Energy)’ 분석에 따르면 자본비용에 민감한 태양광 부문의 평균 LCOE는 메가와트시(MWh) 당 60달러로 2021년 36달러 대비 67% 상승했다. 이에 따라 2019년 이후 가장 낮은 LCOE를 기록했던 태양광 발전은 육상 풍력 발전에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 출처: LAZAR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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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등화비용(LCOE)은 전력 생산 기술의 비용을 평가하고 비교하는 데 사용되는 중요한 개념으로 1MWh (메가와트시)의 전기를 생산하는 데 소요되는 총 비용을 나타낸다. 이 비용은 해당 발전 시스템의 초기 투자 비용, 연간 운영 및 유지 관리 비용, 연료 및 연료 공급 비용, 발전 시스템의 수명과 운영 시간 등을 고려해 계산된다. 낮은 LCOE를 갖는 기술은 비용 효율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간주된다.
라자드가 LCOE 조사를 시작한 이후 지속했던 태양광 유틸리티 규모의 LCOE의 하락세가 올 들어 처음으로 상승 반전했다. 2009년부터 2023년까지 태양광의 유틸리티 규모 기준 LCOE의 감소폭은 84%(연평균 13%)로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가장 경제적 효율화 수준이 높은 에너지원이었으나, 고금리 여파가 장기화하면서 그 추세도 주춤해진 것이다.
라자드는 “비록 평균 LCOE는 조사 이후 처음으로 증가했지만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문제에도 불구하고 육상 풍력과 유틸리티 규모의 태양광의 LCOE은 비용 범위의 하단에서는 하락세가 이어진 만큼 (에너지) 섹터간의 통합은 지속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가정용 태양광 패널 수요는 지난해 40% 급성장한 흐름에 제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인플레이션법(IRA) 시행으로 태양광 대출시 태양광 설치 비용의 30% 세액공제가 가능했으나, 최근 금리 상승으로 대출 금리 부담을 우려한 가정에서는 직접 구매 대신 리스를 선호하게 됐다는 것이다.
윤재성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캘리포니아 루프탑 태양광 설치 인센티브 축소와 고금리에 따른 미국내 태양광 수요에 대한 의구심을 감안하면 미국 태양광 모듈 가격의 하방 압력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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